중구 백병원 '종합의료시설' 지정 연기…타협점 찾을까

이설 기자 2024. 3. 2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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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가 폐원한 백병원 부지에 종합의료시설만 들어설 수 있도록 하는 도시관리계획 결정안을 이달 내 상정하려다 미룬 것으로 확인됐다.

구는 서울백병원 재단인 인제학원이 계속해서 도시관리계획 결정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만큼, 양측이 수긍할 수 있는 방안을 더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21일 서울시와 중구에 따르면 중구는 서울백병원 부지에 병원만 운영할 수 있게 하는 도시계획 결정안을 서울시에 상정하는 시기를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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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도시계획 결정안 서울시 상정 시기 늦춰
인제학원은 '의료 시설' 절대 반대…서울시 매입 가능성도
진료가 종료된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에서 직원들이 서로 인사를 하고 있다. 2023.8.3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서울 중구가 폐원한 백병원 부지에 종합의료시설만 들어설 수 있도록 하는 도시관리계획 결정안을 이달 내 상정하려다 미룬 것으로 확인됐다. 구는 서울백병원 재단인 인제학원이 계속해서 도시관리계획 결정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만큼, 양측이 수긍할 수 있는 방안을 더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21일 서울시와 중구에 따르면 중구는 서울백병원 부지에 병원만 운영할 수 있게 하는 도시계획 결정안을 서울시에 상정하는 시기를 미뤘다. 당초 지난달 19일 도시관리계획 결정안에 대한 자문을 완료했고 늦어도 이달 초까지 결정안을 서울시에 상정할 방침이라 밝혔지만 병원 측 반발에 한발 물러선 것이다.

윤병태 중구 도시정비과 팀장은 "백병원 측이 수긍할 수 있는 방법을 더 검토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자문위원들의 판단에 따라 서울시에 상정하는 시기가 미뤄졌다"며 "기초, 현황조사 등을 보완해서 검토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백병원은 누적된 적자로 지난해 6월 이사회에서 폐원을 결정하고 11월 문을 닫았다. 서울시는 백병원에 대한 도시계획시설 결정 입안을 중구에 요청했고 구는 전문 용역 시행, 열람공고, 주민설명회를 거쳐 구 도시계획위원회 자문까지 마친 상태다.

시는 백병원 폐원으로 도심의 의료 공백이 우려된다며 백병원 부지를 상업 용도로 전환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후 명동과 을지로에 다시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K-의료서비스센터를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인제학원 측은 수년간 누적된 적자로 폐원 결정을 했는데 또다시 의료 시설이 들어온다면 병원 측이 감당할 손해가 막심하다며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반대하고 있다.

인제학원 측은 백병원 인근에 국립중앙의료원, 서울대병원 등 이미 응급·중증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이 충분해 의료 공백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서울백병원 내원 환자 중 중구민은 13%에 불과했으며 대부분 외래환자였다고 설명했다.

인제학원 관계자는 "서울백병원은 외부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통해 병원으로서는 흑자 전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결론이 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제학원 측은 중구가 결정안을 서울시에 상정해 통과시키면 행정소송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황이다. 다만 양측은 소송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소송까지 갈 경우 결과가 도출될 때까지 몇 년이 더 소요될 수 있어 인제학원 측의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일각에선 서울시가 서울백병원을 매입해 시립병원으로 전환하는 안도 거론되고 있다. 의료 파업으로 공공의료 강화에 대한 여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구 관계자는 "도시계획 결정안의 재상정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최대한 양쪽이 만족할 만한 대안을 도출해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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