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주총시즌…주목받는 SK증권 박정림 사외이사 선임
대주주가 배당 적게 받는 교보, 한양 주주정책도 눈길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증권사들도 속속 주총을 예고하고 있다.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안건이 주로 이어진 가운데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은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이사가 SK증권 사외이사 후보에 오른 점도 주목받는다.
대주주가 일반주주보다 더 적은 배당을 받는 교보증권, 한양증권의 차등배당 정책도 눈길을 끈다.
삼성, NH 등 5곳 신임 대표이사 사내이사 선임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말까지 증권사들은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주요 안건을 의결한다.
신규 대표이사를 선임하기 위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올린 증권사는 삼성증권, 현대차증권, SK증권,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5곳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장석훈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박종문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21일 열리는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하면 공식적으로 대표 임기를 시작한다.
현대차증권도 21일 주총에서 배형근 대표이사 내정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현대모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배형근 사장은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공식적으로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게 된다.
SK증권은 김신 대표이사가 자리를 떠나고 김신·전우종 각자 대표 체제에서 전우종·정준호 체제로 전환한다. 25일 열리는 주총에서 정준호 대표 내정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이사 임기가 끝난 전우종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도 올랐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2일 차기 대표이사로 윤병운 부사장을 내정했다. 27일 열리는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한 후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할 계획이다.
유안타증권은 신임 대표로 뤄즈펑 유안타 파이낸셜 홀딩스 수석부사장을 내정했다. 29일 주총에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하면 대표이사에 오른다. 궈밍쩡 대표이사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SK증권,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 사외이사 후보로
대신증권은 21일 주총에서 오익근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한다. 사내이사 임기가 다한 양홍석 부회장도 재차 사내이사 자리에 다시 오른다. 같은 날 한양증권은 임재택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6일 주총에서 지난해 최현만 회장 퇴임 이후 대표이사로 선임한 김미섭·허선호 각자대표 중 김미섭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이다. 지난해 사내이사로 선임된 김미섭 대표는 1년 임기가 지나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 대상이다. 허선호 대표의 사내이사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다.
교보증권과 DB금융투자도 26일 주총에서 박봉권 대표이사, 곽봉석 대표이사를 재선임할 예정이다.
사외이사 선임 안건 중 눈에 띄는 후보도 있다.
SK증권은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이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SK증권은 박정림 전 대표를 후보로 올린 이유 다양한 경험과 식견이 SK증권의 성장, 발전 및 내부통제 시스템 제고에 기여할 것이란 점을 밝혔다. 박정림 후보자는 공시를 통해 "주주 및 금융소비자의 보호를 위해 투명하고 객관적인 업무 수행을 실천하겠다"고 직무수행계획을 설명했다.
다만 박 전 대표가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되더라도 향후 법원 판단에 따라 사외이사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해 직무 정지 3개월 중징계 처분을 내려서다. 금융회사 임원이 중징계받으면 금융회사 취업이 3~5년간 제한된다.
이러한 금융위원회 처분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이를 법원이 인용하면서 처분 효력은 본안 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연기된 상태다.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사외이사 자격 유무가 결정된다.
삼성증권은 박원주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사외이사 후보자로 등록했다. 박 전 경제수석은 제26대 특허청장,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등을 지냈다. 국가기관 경험을 기반으로 경제 전반의 정책, 실무 관련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 활동 전반에 대한 합리적 제안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교보증권·한양증권 차등배당 눈길
정부 차원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추진으로 주주환원이 주목받는 가운데 차등배당을 시행하는 증권사도 눈길을 끈다.
교보증권은 2023년 결산배당으로 일반주주에게 주당 25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최대주주에게는 배당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지난 2020년부터 대주주와 일반주주의 차등배당을 시작한 교보증권은 지난해부터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에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20년 결산배당에서 차등배당을 결정한 한양증권도 3년만에 차등배당을 시행하기로 했다. 한양증권은 2023년 결산배당으로 일반주주에게 보통주 1주당 800원, 주요주주 및 특수관계인에게는 보통주 1주당 700원을 각각 배당할 예정이다.
DB 증자한도 늘려... 이베스트는 LS증권으로 변경
이밖에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키움증권, 한양증권, DB금융투자는 정관변경 안건을 올렸다.
우선 한양증권과 유안타증권은 '깜깜이 배당' 개선을 위해 정관을 변경할 예정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발표한 배당절차 선진화 방안에 따라 정관을 변경하면 투자자가 배당금을 확인하고 주식투자에 나설 수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배당 개선을 위한 정관변경을 진행했다. 한양증권과 유안타증권의 정관변경 안건이 통과하면 내년부터는 결산 배당기준일 이전 배당금을 확인할 수 있다.
DB금융투자는 제3자배정 및 일반공모 신주발행 한도를 늘리기 위해 정관을 바꾼다. 기존 정관에 따르면 발행주식총수의 30% 수준까지 증자할 수 있었다. 이를 50%까지 증자가 가능하도록 바꿀 계획이다. 이사회의 구성인원은 9인 이하에서 5인 이하로 줄이고 사외이사의 임기는 1년에서 2년으로 늘린다.
키움증권은 이사의 임기를 2년으로 통일시키려고 한다. 기존에는 사외이사를 제외한 이사의 임기는 3년이었다. 또 이사회의 보수를 보수위원회를 통해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을 추가하려고 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사명을 LS증권으로 바꾸기 위해 정관을 변경하며, 대신증권은 상장협의회 표준정관에 맞춰 기존 정관을 손볼 계획이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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