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아, 북미 생산 EV6 충전구 위치 변경…'슈퍼차저' 대응 나선다

임찬영 기자 2024. 3. 2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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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테슬라 충전 방식에 맞게 북미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의 충전구 위치를 바꾼다.

기아가 북미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의 충전구 위치를 운전석 측 후면으로 바꾸려는 이유는 북미 전기차 표준 충전 방식이 된 테슬라 NACS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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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2일 오전 서울 성동구 코사이어티에 기아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 EV시리즈 'The KIA EV6, EV6 GT line'이 전시돼 있다./사진= 김휘선 기자

기아가 테슬라 충전 방식에 맞게 북미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의 충전구 위치를 바꾼다. 기아가 북미 공략에 적극적인 만큼 북미 표준이 된 북미충전표준(NACS)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내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생산하는 EV6의 충전구를 기존 조수석 측 후면에서 운전석 측 후면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아직 EV6에 한정되긴 했지만 향후 기아가 생산하는 모든 전기차종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아가 북미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의 충전구 위치를 운전석 측 후면으로 바꾸려는 이유는 북미 전기차 표준 충전 방식이 된 테슬라 NACS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테슬라의 NACS 방식은 '슈퍼차저'로 불리는 테슬라의 급속 충전기에 적용되는 충전 규격으로 북미 시장의 63%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현재 현대차·기아뿐만 아니라 토요타, 폭스바겐, 렉서스,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NACS 방식을 채택 중이다. 다만 기아를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중 일부는 충전구 위치가 조수석 측 후면에 있어 운전석 측 후면을 기준으로 설치된 테슬라의 슈퍼차저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슈퍼차저의 충전선이 길지 않아서다.

따라서 기아가 충전구 위치를 테슬라 슈퍼차저에 맞게 바꾸게 되면 차주들의 이러한 불편도 해소될 전망이다. 2022년 EV6를 미국 시장에 내놓은 기아는 2022년 2만498대, 2023년 1만8879대를 판매하며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지난 1~2월 누적 2522대를 판매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이번 결정으로 충전구 위치 문제까지 해결한다면 EV6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EV6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는 아이오닉5 등 현대차가 생산하는 전기차는 충전구 위치를 기존과 동일한 조수석 측 후면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전기차 충전구 위치를 변경하는 데에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비용 지출이 필요한데, 그 비용만큼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는 같은 현대자동차그룹 내에 속해있긴 하지만 각기 다른 전략으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슈퍼차저의 시장 지배력이 압도적인 데다가 북미 표준 충전 방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한 상황"이라며 "기아가 충전구를 바꾸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슈퍼차저의 충전선 길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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