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금리 5.25~5.50%로 5연속 동결…한미 금리격차 최대 2%포인트 그대로
기준금리 연말 4.6%·내년 말 3.9%로 예상…내년 금리 인하횟수 4→3회
파월 “‘물가 2%’ 여정, 앞으로도 울퉁불퉁”, 美 3대지수 사상 최고 마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5.25∼5.50%로 재차 동결했다. 연준의 기준 금리 동결은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 올해 1월에 이은 5회 연속을 기록했다. 이로써 미국과 한국(연 3.50%)의 금리 격차는 최대 2%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연준은 또 올해 연말 기준 금리를 지난해 12월에 제시한 수치와 같은 4.6%로 예상하며 올해 안에 3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은 이날 올해 두 번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보도자료를 통해 기준금리를 5.25∼5.50%, 현재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은 올해 연말 기준 금리를 4.6%(중간값)로 예상하며 작년 12월에 제시한 예상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는 지난해 말 FOMC 발표와 마찬가지로 올해 안에 0.25% 포인트씩 3차례, 총 0.75%포인트 정도의 금리 인하를 하겠다는 구상을 시사한 셈이다. 다만 연준은 2025년 말 기준금리를 3.9%(중간값)로 예상함으로써 지난해 12월에 제시한 예상치(3.6%)에서 0.3% 포인트 높였다.
이는 내년에 0.25% 포인트씩 4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애초 예상에서 ‘3회 인하’로 빈도를 낮춘 것이다. 2026년 말 이후의 장기 기준금리는 2.6%로 예상하며 지난해 12월에 제시한 예상치(2.5%)에서 0.1% 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연준은 자료에서 "FOMC는 장기적으로 최대의 고용과 2%의 물가 상승률 달성을 추구한다"며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기준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준은 "최근 지표상 경제 활동은 계속 견고한 속도로 확장해왔고, 일자리 증가도 계속 견고하고, 실업률은 여전히 낮다"며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완화했으나 여전히 상승 추세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경제 전망은 불확실하고, FOMC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위험에 고도로 주의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FOMC는 기준 금리 조정을 고려하면서 들어오는 데이터와 변하는 전망, 리스크의 균형을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이 실질적으로 2%를 향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을 때까지 금리를 낮추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기준 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상과 일치했다. 미국은 높은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해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를 지난해 7월이래 이어오고 있다. 이 같은 연준의 고금리 정책은 작년 일정한 성공을 거둬 인플레이션이 수십 년 사이 최고점을 찍었던 2022년 수준에서 크게 내려가면서 올해 금리 인하가 예고됐지만, 최근 다시 예상을 웃도는 물가 상승 수치가 나오면서 금리 인하 시기는 다소 뒤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난 2개월(1∼2월)간 울퉁불퉁한 인플레이션 지표를 봤다. 앞으로도 울퉁불퉁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어 "과거 통화정책 사례는 금리를 섣불리 내렸다가 다시 올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가르쳐준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노동시장 상황과 관련해 "임금 상승세가 완화하고 구인이 감소하고 있다"며 "노동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지만, FOMC 참석 위원들은 노동시장 재균형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지속해서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Fed가 연내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하면서 뉴욕증시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1.37포인트(1.03%) 오른 39,512.13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6.11포인트(0.89%) 오른 5,224.6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2.62포인트(1.25%) 상승한 16,369.41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날 모두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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