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패스·손흥민 득점…韓 축구, 사죄할 최상의 시나리오
각종 논란으로 얼룩진 한국 축구 대표팀이 태국전에서 속죄의 승리를 노린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을 치른다.
한국 축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 탈락 후 '탁구 게이트', '카드 게이트' 등 거듭된 사건과 추문으로 성난 팬심에 제대로 기름을 붓고 불을 지폈다.
특히 '탁구 게이트'의 중심에 섰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향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 이강인은 아시안컵 기간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물리적으로 충돌해 한국 축구의 '차세대 간판'에서 '문제아'로 전락했다.
이에 3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이강인을 이번 만큼은 징계 차원에서라도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었다. 반면 이강인에게 경기력으로 사죄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공존했다.
황 감독은 이강인을 향한 비난 여론에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그는 이강인을 발탁하며 "운동장에서 생긴 문제는 운동장에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인은 20일 태국전 대비 최종 훈련을 앞두고 '탁구 게이트'에 대한 사과를 전했다. 손흥민도 이강인의 사과에 "용기 있는 행동"이라며 박수를 보내 갈등이 봉합된 모습을 보였다.
이강인은 "이번 기회로 너무 많은 것을 배우게 됐고, 모든 분들의 쓴소리가 저한테 너무 앞으로도 큰 도움이 되면서 많은 반성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좋은 축구 선수뿐만 아니라 더 좋은 사람, 그리고 팀에 더 도움이 되고 모범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손흥민은 "사과를 하는 것 자체가 용기가 필요한 행동인데 한 팀원으로서 뿌듯하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실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고 생각한다. (이)강인이가 더 단단해지고 대표팀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는 계기가 됐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지금은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강인이와 함께 힘든 부분을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마음을 열고 화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운동장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내일이 그 날이 될 것"이라고 이를 악물었다.
이강인을 비롯한 한국 축구가 팬들에게 사죄하려면 태국전 승리가 절실하다. 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22위인 한국보다 79계단이나 낮은 101위인 만큼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하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탁구 게이트'에 연루된 손흥민과 이강인의 합작골로 대승을 이끄는 것이다. 두 선수가 함께 갈등을 털어내는 세리머니를 펼친다면 성난 팬심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30승 7무 8패로 크게 앞선다. 최근 맞대결은 2016년 태국 방콕에서 열린 평가전인데 한국이 1대0으로 승리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이 크게 앞서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다. 지난해 일본 출신의 이시이 마사타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아시안컵에서 16강에 오르며 FIFA 랭킹을 12계단이나 끌어 올렸다.
황 감독은 태국전을 앞두고 "내일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고,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상대도 좋은 팀이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해서 팬들에게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태국에 대해서는 "상대는 짜임새 있고 기술적인 팀이다. 역습에도 능한 특징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물론 상대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얼마나 한 팀으로 경기를 하느냐에 따라 경기력이 달라질 거라 생각한다"고 "홈인 만큼 승리해야 한다는 확신과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각종 논란 속 경기에 나서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황 감독은 "분위기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홈에서 하는 경기인 만큼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상대도 존중하지만 우리의 마음가짐이 더 크게 작용할 경기라 생각한다. 그런 모습들이 내일 경기장에서 잘 나온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믿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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