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장재현 감독, 최민식 섭외 비화 “겁에 질린 모습 보여주고파”(유퀴즈)[어제TV]
[뉴스엔 서유나 기자]
영화 '파묘'의 장재현 감독이 배우 최민식 섭외 비화를 공개했다.
3월 20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236회 '기묘한 이야기' 특집에는 영화 '파묘'의 장재현 감독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유재석은 장재현 감독을 보자마자 "얼마나 좋으십니까. 축하드립니다"고 인사, "솔직히 밥 안 먹어도 배부르실 텐데 어떠시냐"고 물었다.
장재현 감독은 이에 "몸가짐을 조심히 하고 있다"며 "주머니에 손만 넣어도 변했다고 그러고, 어디 가는 길이라고 하면 땅 보러 가냐고 하더라.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바짝 엎드려 있다. 실수할까 봐"라고 너스레 떨었다.
그는 최민식도 '유퀴즈' 출연을 아냐는 질문에 "항상 '네가 변하는 모습을 기다리겠다'(고 하시더라). 얼굴에 분칠도 좀 하고 제발 거적때기 입지 말라고 해 카라(옷) 입고 왔다. 조언을 많이 들었다"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유재석은 최민식의 지난 '유퀴즈' 출연을 언급하며 조심스럽게 '유퀴즈'의 공을 어필하기도 했다. 이에 장재현 감독은 "민식 선배님 나오고, 또 촬영 준비할 때 이도현 배우, 유해진 선배님, 김고은 배우님이 '유퀴즈'에 나온 거 보고 '유퀴즈'가 파묘랑 같이 가는구나 (했다)"고 센스 있게 답해 유재석을 웃게 만들었다.
유재석은 "이렇게 얘기해주니 감사하다"며 "민식이 형도 굉장히 즐기시는 것 같더라"고 무대 인사 팬서비스로 화제를 모은 최민식을 언급했다. 장재현 감독은 "선배님도 오랜만에 양지로 나오셔 가지고… 유해진 선배님도 그렇고 전부 다 극장이 북적북적 하니까 기분이 많이 좋다"고 밝혔다.
이런 장재현 감독에게 유재석은 많은 관객들을 소름돋게 만든 장면 '100원 동전 신을 언급했다. 이에 장재현 감독은 "원래 풍수사분들이 묘를 이장하면 '잘 쓰고 간다'는 의미로 땅값을 낸다. 좋은 데면 100원을 하는데 영화상 나쁜 자리잖나. 원래 시나리오에는 10원짜리를 던진다고 했는데 흙 색깔과 너무 비슷한 거다. 그래서 100원짜리를 던졌는데, 최민식 선배님이 던지는데 거기에 이순신 장군님이 있는 거다. '뭐 어때' 무심코 찍었는데 이 영화의 (항일) 주제와 맞물리며 ('의도다'라는 말이 나오더라)"고 설명했다. 사실 의도까지는 아니었다는 것.
그래도 차 번호판 '0301', '1045', '0815'만큼은 숨겨놓은 '항일' 메시지가 맞았다. 장재현 감독은 "요즘 관객들이 덕질이라고 하잖나. 이렇게 많이 발달된 줄 몰랐다. 너무 부각시키면 노골적이라 (일부러) 대충 찍었는데 개봉 하루만에 사람들이 알아내더라"며 신기해했다.
영화에 사용된 김상덕, 고영근, 이화림, 윤봉길도 모두 독립운동가의 이름이었다. 감독은 "어느 날 천안을 지나가는데 이정표에 독립기념관이 나오더라. 오랜만에 들렀다. 하나하나 구경하며 오열했다. 우리 민족을 위해 음지에서 고생하셨던 분이 모르는 분이 많구나. 그때 감명받고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녹여지지 않았나 싶다. 독립운동가분들은 제가 감히 소환하고 싶었다. 우리의 땅을 한 명으로 생각하면 참 상처도 많고 두려움도 많고 트라우마가 많은 사람이다. 그걸 하나하나 다 꺼내고 싶은 마음이었다. 관객들이 무의식적으로 후련함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 OTT에서 사무라이 관련된 다큐를 봤다. 4화에 갑자기 임진왜란이 나오더라. 잠깐 나오는 삽화에 사람들을 베는 장면이 나온다. 제가 그때 이 다큐를 껐다. 기분이 너무 안 좋더라. '이대로는 못 있겠는데?'싶더라. 그때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웠겠냐. 그 두려움을 꺼내서 없애고 싶었다. 그 마음밖에 없었다. 이 영화의 영혼은 그런 코어를 항상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한편 장재현 감독이 가장 먼저 섭외한 배우는 최민식이었다. 장재현 감독은 "선배님이 그러더라. '나를 왜 캐스팅하려는 거냐'고. 제가 '선배님 영화들 다 봤는데 선배님은 항상 당당하시더라. 300척 군함이 와도, 피 칠갑을 해도. 근데 제가 이 영화에서 선배님의 겁에 질린 모습을 담고 싶다. 관객들에게 겁에 질린 최민식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하니 껄껄껄 웃더니 '네가 제일 무서워'라고 하시더라. 그게 오케이 사인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런 장재현 감독은 최민식과 마지막 촬영 때 오열을 했다며 "민식 선배와 촬영 2년 동안 되게 친하게 지냈다. 정이 많으시다. 동생처럼 아껴주시고 저희 둘이 음식 취향도 잘 맞고. 잡채, 밥 위에 달걀 프라이가 중요한 사람이다. 참 촬영 없을 때도 오셔서 요즘 많이 힘드신지 밥차를 그렇게 많이 찾으시더라. 항상 밥 먹는게 저에게도 쉬는 시간이었다"며 "선배님과 마지막 밥이라는 얘기 듣는데 울컥하더라"고 최민식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뭉클함을 자아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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