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그래도 민주당" vs "당 말고 공약" 세종갑 민심 돋보기

[2024 총선 대전·세종·충남의 선택④]
'민주 텃밭' 세종갑, 현역 홍성국 불출마에 '무주공산'
민주 이영선·국힘 류제화·새미래 김종민 '3자 대결'
"민주당 유리", "민주 강세 멈출 것", "후보 몰라" 팽팽

편집자 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오는 4월 10일 전국에서 실시된다. 충청권에서는 대전 7석을 비롯해 세종 2석, 충남 11석 등 20석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탄생한다.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윤석열 정부 중간 평가는 물론 거대 야당에 대한 평가를 표심을 통해 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충청권 선거 결과는 전국 판세의 바로미터로 평가되는 만큼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대전CBS는 충청권 선거구 가운데 격전지를 둘러보고 유권자들이 어떤 기준을 통해 후보자를 선택할지 들어봤다.

세종시 나성동 일대. 김미성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르포]'3파전' 대전 대덕구 총선 민심은…"정치인 코빼기도 못 봐"
②4선 vs 바꿔…텃밭도 험지도 아닌 대전 서구을, 법조인 '리턴매치'
③[르포]천안갑 유권자들 지역발전 공약 관심…정치 불신도 심각
④[르포]"그래도 민주당" vs "당 말고 공약" 세종갑 민심 돋보기
(계속)

"민주당 강세가 계속 이어질까요? 저는 아닐 것 같은데요. 당 말고 공약 보고 투표한다는 사람도 많아요."

"그래도 세종은 어쩔 수 없어요. 세종시장은 국민의힘 쪽이어도 민주당 쪽이 유력할 거라고 봐요."
 
지난 19일 오후 세종시 중심 상업용지인 나성동을 찾았다. 이 지역은 주점이 밀집돼 있고, 세종 신도시에서 가장 많은 유동 인구를 보이는 곳이다. 하지만 백화점 입점 난항과 높은 공실률 등이 숙제로 남은 곳이기도 하다.

취재진은 이곳에서 만난 세종 시민들에게 이번 총선에서 어떤 기준으로 투표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곳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한지원(55)씨는 "세종시 상권과 부동산 경기를 살아날 수 있도록 관심을 갖는 후보에게 눈길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씨는 그러면서 "세종시의 시장은 국민의힘 출신이지만, 그전에도 그렇고 세종은 그래도 민주당이 또 유력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뷰티업종 상가를 운영 중인 이미주(44)씨는 "인물이 없는 것 같다"며 "(후보들이 내놓는) 정책은 비등한 것 같다. 정치인들은 경제 활성화를 외치지만 늘 했던 말을 예쁘게 포장할 뿐 시민들에겐 전혀 와닿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이 씨는 또 "경제 활성화를 하려면 금리를 풀어줘야 하는데, 금리가 높다 보니 사람들이 여윳돈이 안 생긴다. 우리만 해도 월세 나가는 거, 은행 이자 나가는 게 예전에 비해 2~3배씩 올랐다"며 "잘 되던 식당도 월세 감당 안 되니 다른 데 가는 경우가 많고 세종에서 젊은 직원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세종시 나성동 상가 곳곳에 임대, 매매 표시가 붙어있다. 김미성 기자

정진숙(44)씨는 "세종시는 원안대로 잘 발전이 되고 있고, 부동산 급등장이라는 걸 겪다 보니 대부분 시민들이 부동산 관련 이슈로 공약을 (살펴)보는 것 같다"며 "내가 있는 지역에, 나한테 어떤 이득이 되는 공약이 있다면 굳이 당을 보지 않고도 투표할 생각들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시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은홍(39)씨는 '육아 정책'을 집중적으로 보겠다고 했다. 이 씨는 "세종시는 그나마 출산율이 높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아동 복지에 대한 예산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며 "소아과도 오픈런을 해야 갈 수 있거나 다른 지역으로 가다 보니 아동 복지나 인프라 확충 등을 공약하는 분들을 자세히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세종은 노무현의 도시고, 계획도시다 보니 민주당 표가 좀 많다는 이야기를 하더라"면서도 "지금 후보를 보면 한 분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새로 나왔고, 민주당, 국민의힘도 있는데 충청도는 다른 지역보다는 당만 보지 않고 정책이 내 삶에 어느 정도 와닿는지를 최대한 생각해서 뽑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세종갑 지역구는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신도시)의 비율이 높아 중앙부처 공무원 등 젊은 유입 인구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 인프라 확충과 상가 공실 문제, 부동산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 2012년 7월 출범한 세종시에서는 한 번도 보수 정당 국회의원이 탄생한 적이 없다. 진보성향 민심이 강해 19·20·21대 총선마다 민주당 텃밭으로 꼽힌 곳이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세종시 표심은 달라졌다. 당시 국민의힘 소속 최민호 후보가 현역 시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춘희 후보를 꺾고 당선된 것이다. 반면, 세종시의회는 여전히 더불어민주당 13석·국민의힘 7석으로 여소야대 상황이다.

이번 총선 세종갑 지역구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류제화 후보,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가 3자 대결에 나선다.

민주당 이영선 후보는 세종시를 가장 잘 아는 '세종시 전문가'는 자신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세종시 출신이고, 여기서 많은 일을 해왔다"라며 "시 고문변호사도 했기 때문에 세종시의 현안과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야 되는지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류제화 후보는 최연소 시당위원장 출신이면서 집권 여당이 밀어주는 젊은 정치인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류 후보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세종TF 팀장을 맡아 윤석열 정부 세종시 국정과제를 다듬었고, 최민호 시장직 인수위에서 대변인과 인수위원을 맡으면서 시정 과제 청사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는 '잠재력'보다 경험과 연륜이 있는 정치인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12년 동안 행정수도 만들겠다며 세종시에 40만의 시민들이 모였는데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며 "경험과 연륜이 있는 3선 국회의원을 만들어주시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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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CBS 김미성 기자 ms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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