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선 안착 노리는 코스피…돌아온 ‘빚투’ 개미들

이용성 2024. 3. 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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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빚내서 투자)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5개월만에 19조원을 넘어섰다.

20일 금융투자협회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 전체에 대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9조2144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19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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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거래융자 잔액 19조원…올해 최대치
저PBR·AI 반도체·바이오까지 증시 상승
늘어난 '빚투'족들…시장 과열됐나
"투심 뜨거워져…감당 범위 내 투자 중요"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빚투’(빚내서 투자)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5개월만에 19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반등세를 나타내면서 레버리지를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0일 금융투자협회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 전체에 대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9조214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최대치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19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지난달 2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약 18조1947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약 1조원 넘게 늘어난 셈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모두 신용융자거래 잔고가 빠르게 불어났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8조4348억원에서 8조9438억원으로, 코스피에서는 9조7599억원에서 10조2705억원으로 각각 약 5000억원씩 늘었다.

신용융자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갚지 않고 남은 자금을 뜻한다. 신용융자잔고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면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많을수록 늘어나는데 올해 들어 주가가 상승하면서 ‘빚투’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스피는 지난 1월 말 2420선에서 바닥을 찍고 서서히 반등을 시작하더니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7.73% 상승했다. 보험·증권·지주 등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테마와 함께 엔비디아로부터 시작한 인공지능(AI) 붐이 불면서 반도체 업종 전반이 움직이면서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3.97포인트(1.28%) 오른 2690.14로 거래를 마치면서 재차 2700선을 뚫을 기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에서는 바이오주가 지수 상승을 이끌면서 900선 돌파를 넘보고 있다. 바이오 업종에 순환매가 들어온데다 개별 기업 호재와 더불어 최근 미·중 갈등에 의한 호재까지 투자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3위인 HLB(028300)는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53.10% 상승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4위인 알테오젠(196170)은 같은 기간 무려 153.69% 올랐다. 코스닥에서 신용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HLB바이오스텝(278650)으로 신용비율이 9.80%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빚투가 ‘포모 증후군(FOMO·Fear Of Missing Out)’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가상자산인 비트코인부터 미국과 일본 증시까지 랠리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마저 상승장에 돌입하자 소외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빚투’가 많아지면서 시장이 과열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전체에서 신용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KODEX 코스닥 150선물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로 비율이 10.62%다. 시장이 과열됐다고 판단하고, 레버리지 투자를 통해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신용융자를 통한 투자 금액이 높아진다는 것만으로는 과열됐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조언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출을 받아 주식 투자를 하는 경우가 늘어난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지표로 볼 수 있다”면서 “신용비율이 높아진다고 해서 단순히 시장이 과열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주가가 하락하면 반대매매에 몰리기에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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