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기준금리 동결...연 3회 금리 인하 전망 유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0일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9월부터 이번까지 5회 연속 동결이다. 연준은 이날 발표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얻기 전까지는 목표 범위를 축소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면서 “경제 전망은 불확실하고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연준은 연말 물가상승률은 2.4%로 예상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만큼 시장의 관심은 이날 공개된 점도표(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의 내용에 있었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 중간값을 4.6%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공개한 점도표와 같다. 지금보다 기준금리가 0.75%포인트 내려간다는 의미다. 연준은 대개 0.25%포인트 단위로 금리를 조정하기 때문에 올해 3차례에 걸쳐 금리 인하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내년에는 금리가 3차례 인하(목표 중간값 3.9%)될 것으로 예상해 지난해 12월 공개된 점도표(3.6%)보다 1번 줄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정부는 성장과 노동 시장이 계속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해 금리 인하 횟수를 한 차례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6월 처음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전인 4월 30일~5월 1일 사이에 한 차례 더 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날 연준의 발표 이후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CNN은 “투자자들은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 횟수를 2회로 낮출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었다”면서 “여전히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이 나오면서 이 소식을 반긴 것”이라고 했다.
연준이 이번 회의까지 금리 인하를 망설인 이유는 아직 물가가 연준의 기대만큼 충분히 낮아지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재 물가 수준은 둔화 추세가 약해지면서 3%대 초중반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 12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한 달 전인 1월 상승률(3.1%) 보다 다소 오른 수준이다.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6월 9.1%를 고점으로 기록하고 내리막길을 걷다 최근 둔화세가 주춤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7일 “예상보다 소폭 높은 인플레이션 경로”라고 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당국에서는 금리를 낮추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통제되기를 원한다”면서 “아직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한다”고 전했다. 다만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유심히 살피는 근원 소비자물가(변동이 심한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수치) 상승률은 1월 3.9%에서 2월 3.8%로 떨어져 다소 내렸다. 노동 시장도 여전히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8일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2월 미국 비농업 신규고용은 27만5000명 늘어나 시장 전망치 약 20만명을 웃돌았다. 실업률은 3.9%로 시장 전망치 3.7%보다 조금 높았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가 2%를 향해 때로는 울퉁불퉁한 길을 걸으며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전반적인 이야기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1~2월 두달간의 데이터에 과민하게 반응하지도 않을 것이며 무시하지도 않겠다”고도 했다. 파월은 “장기 금리가 기존 예상보다 더 높아질 지는 아무도 모른다”라며 “기준금리가 초저금리 수준으로 되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파월은 노동시장 상황과 관련해선 “임금 상승세가 완화하고 구인이 감소하고 있다”며 “노동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참석 위원들은 노동시장 재균형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지속해서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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