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66] War is barbaric

황석희 영화 번역가 2024. 3. 2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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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야만적인 거야
영화 ‘랜드 오브 배드(Land of bad∙2024)

“어이, 통제관. 어디 있다 잡혀 왔어?(Hey, JTAC. What rock did they find you under?)” 함께 작전을 나가는 특수부대원 아벨이 킨리에게 묻는다. 킨리는 시큰둥한 얼굴로 괌에서 훈련을 받다가 배탈이 나서 수송기를 놓치는 바람에 차출됐다고 답한다. 아벨은 딱히 경력도 없어 보이는 킨리가 못마땅한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몰아세운다. “시원하게 비웠겠지? 작전 중에 똥 지리면 얼룩이 평생 간다(Well, I hope you got that all cleared out. You shit your pants on an op, that stain will follow you for life).” 영화 ‘랜드 오브 배드(Land of bad∙2024∙사진)’의 한 장면이다.

합동최종공격통제관(JTAC)은 전장에서 항공기 무장 투하 권한과 공격 방향 등을 지정하는 공중 지원 전문가다. 킨리(리엄 헴스워스 분)는 무인 항공기와 교신하며 적을 타격하는 최첨단 전투 방식에 익숙하다. 하지만 전장에서 몸 하나로 버텨 온 특수부대원 비숍의 눈엔 킨리가 그저 샌님처럼 보인다. “장비들이 다 먹통이 되면 어쩌시려고?(what happens when all that shit fails?)”

킨리는 그래도 기술을 두둔한다. “그래도 이런 기술들이 생명을 구하잖습니까. 전투의 야만성을 배제해 주기도 하고(I mean, I think this tech saves lives. In a way, it’s takes the barbaric nature out of it).” 비숍이 코웃음을 친다. “야만성? 네가 50명 머리 위에 폭탄 떨구는 게 우리가 머리통을 쏘는 것보다 나을까?(Barbaric nature? You really think you dropping a bomb on 50 people is any better than us shooting them in the head?)” 자신의 말에서 모순을 느끼기 시작하는 킨리. 비숍이 결정타를 날린다. “아니, 전쟁은 야만적인 거야(No, War is barba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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