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이종섭 조기 귀국에도 "입장 없어"...당장 조사는 어려워
[앵커]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조기에 귀국한다는 소식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만 밝혔습니다.
이 대사는 귀국 후 신속한 조사를 촉구하는 등 '역공'에 나설 거로 보이는데, 공수처가 이 대사를 당장 조사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홍민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애초 다음 달 말 재외공관장 회의 때 입국할 것으로 알려졌던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조기 귀국한다는 소식에, 공수처는 우선 말을 아꼈습니다.
수사팀도 언론 보도로만 이 대사 귀국 사실을 알게 됐다며, 특별히 말씀드릴 입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사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공수처가 조사한다면 내일이라도 귀국하겠다'고 밝혔던 만큼, 국내에 머무르며 조속한 조사를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엔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조사 날짜를 빨리 지정해 달라고 촉구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로 '역공'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공수처는 그러나,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 대사를 당장 직접 조사할 만큼 수사가 무르익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1월 국방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는 인력과 장비 부족 문제로 분석 작업이 늦어지고 있고, 신범철 당시 국방부 차관과 유재은 법무관리관 등 주요 실무자 조사도 본격화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사를 소환하더라도, 지난 7일 이뤄진 4시간의 약식 조사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요식행위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앞서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파리에 머물다가 귀국한 송영길 전 대표도, 자신을 조사해 달라며 검찰에 두 차례 자진 출석했지만, 끝내 거부당했습니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소환조사는 수사팀이 필요한 시기에 부르는 거라며, 피조사자가 일방적으로 요구하거나 재촉할 사안은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공수처 관계자 역시 이 대사 측의 신속한 조사 요구는 수사 과정에서 참고하되, 외부 압박에 대해선 수사에만 집중하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이 대사의 출국금지 해제 과정에 위법이 없었다며, 정치적 논란을 경계했습니다.
[박성재 / 법무부 장관 : 출국 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한 다음 계속 출국금지 상황을 유지하는 게 의미가 없다, 이런 판단을 해서…. 그 절차나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정치권 '외풍'에 이 대사의 조기 귀국이란 돌발 변수까지 겹치는 등 수장 장기 공백으로 구심점마저 잃은 공수처가 전방위 시험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촬영기자;최성훈
영상편집;강은지
그래픽;지경윤
YTN 홍민기 (hongmg12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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