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비례대표 당선권에 ‘호남’ 조배숙·‘당직자 출신’ 이달희 새로 포함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20일 비례대표 후보자 순번을 조정해 발표했다. 당선권에 친윤석열계인 이철규 의원이 소외됐다고 지적한 호남 몫으로 조배숙 전 전북도당 위원장과 당직자 몫으로 이달희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가 새로 배치됐다.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밤늦게까지 한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비례대표 후보자 순번 조정 내용을 발표했다. 앞서 공관위는 지난 18일 비례대표 순번을 발표했었다.
기존 발표에서 13번이었던 강세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당선권(20번)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난 21번으로 조정됐다. 앞서 강 전 행정관 아버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법무비서관, 법률대리인을 지낸 강훈 변호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빠찬스’란 지적이 나왔다.
강 전 행정관 자리엔 기존 발표에선 명단에 없던 조 전 위원장이 들어왔다. 조 전 위원장은 비례대표 당선권에 전북 출신 인사가 1명도 없다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조 전 위원장은 열린우리당 등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과 국민의당에서 4선 의원을 한 뒤 2년 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소속으로 전북지사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다. 이철규 의원은 지난 18일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이 발표된 직후 “호남이라는 험지에서 보수의 기치를 들고 헌신해 온 호남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의 배제와 후순위 배치도 실망의 크기가 작지 않다”고 비판했다.
골프 접대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전날 공천이 철회된 이시우 전 국무총리비서실 서기관(17번) 순번에는 기존에 당선권 밖인 23번이었던 이 전 부지사가 들어왔다. 이 전 부지사는 당직자 출신이다.
앞선 발표에서 “미래 경쟁력을 견인할 기후기술, 기후산업 전문성을 갖춘 청년”으로 소개됐던 21번 정혜림 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25번으로 밀렸다. 이 전 부지사가 나간 23번엔 기존 29번이었던 임보라 전 국민의힘 당무감사실장이 올라왔다. 임 전 실장은 이철규 의원의 국민의힘 사무총장 시절 사무총장실에서 일했다.
공관위는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주기환 전 광주시당 위원장(기존 24번)에게는 공천을 주지 않았다. 주 전 위원장은 지난 18일 공천 결과 발표 후 후순위에 배정된 것에 반발해 후보를 사퇴했다. 공관위는 “이미 신청 철회 의사를 밝힌 후보자들을 명단에서 제외하고, 호남 및 당직자들을 배려했다”며 “직역별 대표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일부 순위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공관위가 후보자 35명 중 13명(37%)의 순번을 조정했지만, 당선권인 20번 내에선 2명을 교체하는 데 그쳤다. 이철규 의원이 문제 삼은 김예지 의원(비례), 한지아 을지의과대학 재활의학과 부교수 등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비대위원들은 당선권에 그대로 포함됐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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