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첫 서울시리즈, 오타니 보유한 다저스가 먼저 웃었다[스경X현장]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LA 다저스가 먼저 웃었다.
다저스는 2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와의 2024시즌 첫 경기에서 5-2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한국에서 열린 첫번째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다. 미국이 아닌 곳에서 정규시즌 개막전이 열린 건 이번이 9번째다.
티켓은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15분만에 이미 팔려 매진 사례를 이뤘고 고척돔 일대가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야구장 안팎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국내 야구 팬은 물론 해외 야구 팬들도 각자가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고 야구장 나들이를 왔다.
한국에서 개막전이 성사된만큼 두 팀은 승리를 다짐했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운영하겠다”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개막전 기회에서 충실히 임하는게 중요하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도 “준비를 잘 해왔다. 선수들 시뮬레이션을 많이 해봤다”라고 했다.
이날 다저스가 원정팀으로 경기를 치렀고 샌디에이고가 홈 팀으로 말 공격을 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는 2번 지명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샌디에이고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2번 타자로 응수했다. 김하성은 5번 유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양 팀 선발 투수는 샌디에이고 다르빗슈 유, 다저스는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나섰다.
경기의 시작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열었다.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 샌디에이고 특별 고문은 환호 속에서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했다.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의 유니폼을 반반씩 붙여놓은 복장을 하고 공을 던졌다. 그가 던진 공을 김하성이 포수 자리에 앉아 받았다.
그리고 냉정한 승부의 세계가 시작됐다.
선취점은 샌디에이고의 몫이었다. 3회말 타일러 웨이드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도루까지 성공해 2루 진루까지 성공했다. 계속된 1사 3루에서 잰더 보가츠가 중전 적시타를 치면서 홈인하며 0-0의 균형을 깼다.
다저스는 단숨에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우익수 뜬공 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홈을 밟으면서 1-1이 됐다.
샌디에이고는 다시 달아났다. 4회말 매니 마차도, 김하성이 연속으로 볼넷을 얻어내 걸어가면서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루이스 캄푸사노가 병살타를 치면서 1점을 뽑아내는데 그쳤지만 2-1로 앞섰다. 이후에는 두 팀다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8회 다시 다저스가 힘을 냈다. 맥스 먼시의 볼넷,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중전 안타, 그리고 제임수 아웃맨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만루에서 에르난데스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만들었다. 이어 개빈 럭스와 우전 적시타로 3-2로 다시 승부를 뒤집은 뒤 무키 베츠가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그리고 오타니까지 적시타를 쳐 점수차를 더 벌렸다. 그리고 점수차를 지켜내며 승리를 거뒀다.
이날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다저스에서는 오타니가 가장 큰 환호성을 한 몸에 받았다. 오타니가 등장할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휴대폰 카메라로 그를 찍기 바빴다. 샌디에이고에서는 친정팀 키움의 홈구장에 모처럼 돌아온 김하성을 향해 국내 팬들은 아낌없는 환영의 제스처를 취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한국의 특별한 응원 문화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 야수들이 등장할 때 응원곡을 기존 KBO리그 선수들의 것으로 대체했다. 가령 다저스 무키 베츠가 등장했을 때에는 롯데 윤동희의 응원가를 본따 만들었다. 치어리더도 열기를 돋웠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전통적으로 해 온 7회 초 후 스트레칭은 메이저리그 문화 그대로 진행됐다.
이른바 ‘셀럽’들도 많이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 전 축하 공연은 걸그룹 에스파가 맡았다. 가수 박정현은 가창력을 뽐내며 미국과 한국 국가를 차례로 불렀다. 배우 차은우, 개그맨 김영철, 가수 션 등이 야구를 보기 위해 고척돔을 찾았다. 가수 지드래곤은 VIP석에서 경기를 여유롭게 바라봤다.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는 훌륭한 재능을 가진 선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많은 눈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트 감독은 “8회초까지는 좋은 경기였다”라며 아쉬워했다.
고척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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