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팬 첫 사랑”… 다저스, 서울 시리즈 1차전서 역전승
다저스 오타니는 5타수2안타 1타점
파드리스 김하성은 3타수 무안타 1볼넷
LA 다저스가 한국에서 처음 열린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승리했다.
다저스는 2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벌인 2024 MLB(미 프로야구) 공식 개막전 2연전 중 1차전을 5대2로 이겼다.
다저스는 1-2로 뒤지던 8회 초에 대거 4점을 뽑아 역전했다. 볼 넷 2개와 안타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은 뒤 8번 타자 키케 에르난데스의 외야 희생 플라이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후속 개빈 럭스의 타석에선 묘한 일이 벌어졌다. 럭스가 친 내야 땅볼을 파드리스의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잡는 듯 했는데, 공이 우익수 쪽으로 빠져 나갔다. 느린 그림으로 보니 땅볼 타구가 크로넨워스의 글러브 웹(엄지와 검지 사이를 그물처럼 막는 부분)을 뚫고 지나갔다. 빠르고 강한 타구가 글러브 웹의 약해진 부분을 끊거나, 엡 사이에 끼는 경우는 있다.
럭스의 타구는 파드리스 1루수 크로넨워스의 수비 실책으로 기록됐다. 이 행운을 틈타 2루 주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홈을 밟았고, 다저스는 3-2로 흐름을 뒤집었다. 다저스는 후속 타자인 1번 무키 베츠와 2번 오타니 쇼헤이의 연속 안타로 5-2까지 달아났다.
파드리스는 7회까지 2-1로 앞서며 ‘서울 시리즈’ 첫 판의 주인공이 되는 듯 했다. 파드리스의 잰더 보가츠는 첫 타점을 올렸다. 그는 0-0으로 맞서던 3회 말 1사 3루에서 다저스 선발 타일러 글래스 나우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쳤다. 3루 주자 타일러 웨이드가 홈을 밟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파드리스는 4회 무사 만루에서 루이스 캄푸사노의 내야 땅볼(병살타)로 1점을 추가했다. 그러나 5회부터 9회까지 안타 2개를 추가하는 데 그치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메이저리그 최고 인기 스타인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는 2번 지명 타자로 나서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두 번째 타석이었던 3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다르빗슈 유를 공략해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세 번째 타석이었던 5회 무사 1루에선 유격수 방향으로 강한 타구를 쳤으나 상대 3루수가 다이빙 캐치를 한 다음 2루로 송구해 2루로 뛰던 1루 주자를 잡는 바람에 안타 1개를 놓쳤다. 오타니는 8회 5-2를 만드는 안타로 타점을 올려 기분을 냈다.
이날 오타니의 아내 다나카 마미코(28)를 비롯한 가족들은 1루쪽 관중석에서 ‘오타니’ 유니폼을 입은 채 경기를 관전하며 오타니의 다저스 정규 리그 데뷔전 순간을 함께했다.
7회 말 다저스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다니엘 허드슨이 승리 투수가 됐다.
‘서울 시리즈’ 첫 안타의 주인공은 다저스의 맥스 먼시(34)였다. 다저스의 3루수 겸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먼시는 0-0으로 맞서던 2회 초 선두 타자로 첫 타석에 등장해 중전 안타를 쳤다.
파드리스의 유격수 겸 5번 타자로 출전한 김하성은 3타수 무안타 1볼 넷을 기록했다. 파드리스는 이날 안타 4개와 볼 넷 4개를 얻는데 그쳤다.
마이크 실트 파드리스 감독은 “8회초까지 좋은 게임을 했다. 불펜에서 든든하게 뒷받침해줬다”며 “그런 (크로넨워스) 상황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내일 조 머스그로브가 선발 투수로 나선다. 무게감이 있다. 반격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우리에겐 행운이었지만, 크로넨워스에겐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운이 있었고 우리는 그 기회를 살렸다”며 “오늘 오타니의 타격은 인상적이었다. 추후에도 좋은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리즈의 2차전은 21일 오후 7시 5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2차전은 다저스가 홈 팀이 된다. 다저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 파드리스는 조 머스그로브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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