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010’으로 바꿔 범죄 악용…전문 조직까지 등장, 대책없나?

이원희 2024. 3. 2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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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070번호로 전화가 오면 안받으신 분들이 많죠.

보이스피싱 조직단이 이 070 번호를 주로 쓴다는 것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이 빈틈을 노리고, 070번호를 010으로 바꿔주는 범죄 조직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이원희 기잡니다.

[리포트]

한 무인도의 갈대밭.

태양광 패널을 들춰보니 기계 장치가 보입니다.

전화 발신 번호를 바꿔주는 이른바 '번호 변작' 중계기입니다.

주로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사용하는데, 해외에서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전화로 사기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면, 이 변작 중계기를 거쳐 번호 조작이 이뤄지고, 받는 사람들에게는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수신돼 의심을 피하는 겁니다.

실제로 번호 변작은 매우 손쉽게 가능합니다.

[경찰 : "제가 (중계기를 활용해서) '엄마, 나 휴대전화 액정 깨졌어'라고 보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발신) 번호가 010이네요.) 네. 010으로 피해자한테 연락 간 게 보이시죠?"]

이 '번호 변작 중계기', 호텔방과 무인도, 심지어는 이동하는 차량과 오토바이에까지 설치됩니다.

모두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섭니다.

이처럼 '번호 변작'이 보이스피싱에 핵심적 역할을 하면서 전문 조직까지 등장했습니다.

최근엔 도심 원룸에 거점을 마련하고 변작 중계기를 642대나 운영한 조직이 적발됐습니다.

돈이 급한 불법체류 외국인들을 끌어들였는데, 조직원이 21명에 달했습니다.

이렇게 번호 조작만을 전문적으로 하고 매달 4억 원가량의 사용료를 받았습니다.

[김범수/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장 : "통신사하고 일단 협력을 잘해야 되고요. 피해자가 발생하면 번호를 빨리빨리 차단하고 이런 거(변작기) 수입되는 경로도 차단할 수 있도록 해야 되고요."]

번호 변작을 악용한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면서 지난해 관련 피해액은 4,472억 원에 달했습니다.

KBS 뉴스 이원희입니다.

촬영기자:김경민/영상편집:정광진/그래픽:채상우/화면제공:부산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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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기자 (21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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