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실 사고 관리 ‘미흡’…형식적 안전 관리
[KBS 대전] [앵커]
최근 계룡시의 한 고등학교 급식실에서 급식 준비를 하던 조리원이 심각한 화상을 입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응급 처지 조차 받지 못했는데, 학교 안에서조차 안전 불감증이 여전한 상황입니다.
조정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계룡시의 한 고등학교 급식실에서 일하고 있는 조리원 40대 A 씨.
지난 8일 오전, 급식 준비를 하다 펄펄 끓는 뜨거운 물이 종아리에 튀어 피부 깊숙이 '2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응급처치가 시급한 상황이었지만 구급차 호출은커녕, 다친 조리원이 직접 병원을 수소문해 찾아가야 했습니다.
[조리원 A 씨/음성변조 : "119로 갔으면 30분 내외가 되지 않았을까요. 저는 이 병원을 알기 위해서 옆 학교까지 가서 물어봤었거든요."]
학교 측은 당시 점심 배식 준비에 정신이 없었고, 경황이 없다 보니 구급차 부를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이 학교 급식실에서 벌어진 비슷한 사고만 벌써 8번째.
하지만 이번에도 응급 처치 방법을 제대로 아는 내부 구성원이 없어 피해를 더 키웠습니다.
[윤여란/동료 조리원 : "화상병원 가서 가위로 해야 피부 손상이 덜하다는 게 있더라고. 그러지 않았어요. 전혀 다 몰라서. 그냥 바지 올리고 막. 그러니 허물이 더 부풀어 오른 게 더 터지고."]
산업안전관리보건법에서는 각 교육청에서 안전 관리·감독자로 지정한 학교 교장이나 교감이 각종 중대 재해 발생 대응 교육을 하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대부분 형식에 그치다 보니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김순정/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충남지부 노동안전국장 : "교육하기 전에 사인부터 하세요. 서명부터 받았어요. 그게 뭐예요. 그건 형식상 필요한 서류. 우리 안전 관리 교육했어. 안전교육했어. 형식적이라는 거예요."]
최근 3년 동안 전국 급식실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는 3천20여 건.
하지만 여전한 안전불감증 속에 급식실 환경 개선은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조정아 기자 (righ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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