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 박찬호 SD 회식 자리서 김하성 보더니 깜놀 왜? "감히 나는 30년 전 흉내도 못 냈는데..."
박찬호는 20일 오후 7시 7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개막전의 시구자로 선정돼 시구를 펼쳤다.
박찬호는 한국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지난 1994년 한양대를 중퇴하고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경력을 마감한 2010년까지 17년 동안 미국 무대를 누볐다. 올해는 박찬호가 미국 무대에 데뷔한 지 30년이 된 해이기도 하다.
이날 박찬호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마이크 쉴트 감독과 2차전 선발 투수인 조 머스그로브의 공식 기자회견이 끝난 뒤 단독으로 단상에 앉은 채 인터뷰에 임했다.
박찬호는 먼저 "오늘 아침에 일어나 많은 생각을 했다. 시구로 공 단 1개만 던지는데, 마치 한 경기를 다 던지는 것처럼 긴장이 되더라. 의미가 있는 날이다. 제게 있어서 정말 뜻깊은 날이 될 것 같다. 30년 전인 1994년에는 이후에 벌어질 일을 상상하지 못했다. 그 당시에는 매일매일이 쉽지 않았다. 마이너리그에서 많은 걸 헤쳐나가야만 했다. 그래도 돌이켜보면 그런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본다. 30년이 지나 이렇게 역사가 또 만들어졌다. 감명 깊게 생각한다. 제가 오늘 시구에 쓸 글러브는 30년 전에 쓰던 것을 가지고 왔다"고 입을 열었다. 박찬호의 많은 별명 중 하나로 '투 머치 토커'가 있는데, 이날에도 박찬호는 투 머치 토커답게 때로는 영어를 섞어가면서 자신의 생각을 술술 밝혔다.
박찬호는 "저를 통해 한국 국민들에게 LA 다저스를 알릴 수 있었다. LA 다저스는 한국 국민들의 첫사랑이라 생각한다. 특히 IMF 때 한국은 굉장히 나라가 어려웠다. 그 당시에는 스포츠가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었다. 그게 (LA 다저스의) 파란 유니폼이었다. 파란 유니폼을 입은 한국 선수가 던지는 모습에 기대를 해주시고 응원도 해주셨다. 또 함께 기뻐하며 슬퍼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박찬호는 "당시 국민들께서 야구를 좋아하는 것뿐만 아니라, 삶의 한 부분이 됐던 것 같다. 지금의 50~70대 사람들은 다저스를 좋은 추억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다양한 팀에서 한국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특정 팀만 야구 팬들에게 주목받는 게 아니다. 메이저리그 전체가 더욱 깊게 자리잡고 있다. 얼마 전 야구 캠프에 참가하면서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팀을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러니 다양한 팀을 이야기하더라. 또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는 저의 고향과 같아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박찬호를 향해 김하성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제는 샌디에이고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성장한 김하성을 보면서 박찬호는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박찬호는 "(김)하성이가 샌디에이고와 계약할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다. 또 샌디에이고와 어떻게든 계약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던 생각이 난다. 계약 이후에는 굉장한 책임감이 생겼다. 어떻게 보면 삼촌이자 보호자처럼 깊은 애정과 관심을 쏟았다. 첫 해에는 어려웠다. 지난해에는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김하성의 야구가 성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내면과 인성조차 단단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경기에 스타로 한 부분을 이끌 수 있는 모습도 봤다. 언젠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들이 다 같이 모여 회식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김하성이 선수들 앞에서 대표로 이야기를 하고, 선수들을 다 같이 한 데로 모을 수 있는 용기를 주더라. 그렇게 동기 부여를 하는 모습과 하는 말을 보면서 굉장히 흐뭇한 적이 있었다. 30년 전 저는 그렇게 선수들 앞에서 말도 하지 못했고, 감히 흉내도 못 냈다. 그렇지만 김하성은 팀의 리더로, 선수들을 위해 말을 하더라"면서 흐뭇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또 오타니도 지난해 WBC 대회에서 일본 대표팀 선수들을 모아놓은 뒤 결승전에 앞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모든 선수들이 배웠다. 김하성의 성장한 모습과 성숙한 모습을 보면서 선배로서 정말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박찬호는 "30년 전과 비교해 한국 야구는 정말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며 한국 야구의 선구자로서 행복한 마음을 재차 표현했다. 그 정도로 김하성이 훌륭하게 성장했다는 뜻이었다.
박찬호는 한국에서 처음 메이저리그 경기가 개최되는 것에 대해 감개무량한 심경도 밝혔다. 그는 현재 5명의 아시아 선수가 양 팀에 속해있는 것에 관해 "30년 전에는 저 혼자였다. 1994년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마이너리그에 갔다가, 1995년 노모 히데오(일본)가 오면서 동양인의 문을 활짝 열었다. 당시에는 저조차 그 메이저리그라는 문으로 다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시 메이저리그로 올라온 뒤 노모와 함께 다저스 동료로 활약하면서 메이저리그의 문을 활짝 열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단단하게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그 뒤로 다르빗슈 유와 이치로 스즈키, 류현진도 있고, 김하성과 추신수도 있다. 대만 등에서 더욱 많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뒤 돌아갔다. 지금 동양인 선수를 보면 '노모 히데오의 나무, 박찬호의 나무'가 굉장히 튼튼하게 자랐구나 생각한다. 그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들이 메이저리그의 기회가 되고 있다. 동양인들이 빅리그 꿈을 크게 꾸고 진출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진심을 털어놓았다.
이제 박찬호의 아시아 투수 출신 메이저리그 최다승 기록을 향해 다르빗슈가 뛰어가고 있다. 박찬호는 다르빗슈를 향한 조언 등에 대한 질문에 "기록이라는 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2007년에 제가 마이너리그 시즌을 보냈던 적이 있는데, 제 커리어가 여기까지인가 생각했다. 그때 노모 히데오를 보면서 다시 용기를 갖고 한 번 더 도전해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노모의 기록이 제게 있어서 목표가 됐고, 용기를 줬다. 제가 기록한 124승은 언젠가 당연히 깨져야 한다. 그래야 발전하는 것이다. 다르빗슈가 그러기를 바란다. 또 그 기록은 다음 세대에 동양인이 목표로 삼고 도전할 수 있는 것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박찬호는 30년 전인 1994년에 쓴 글러브를 착용하고 시구에 나섰다. 박찬호는 이 글러브에 대한 질문에 먼저 당시 선배와 후배들이 썼던 야구용품에 관한 문화를 꺼냈다. 박찬호는 "한국에서 야구를 시작하면서 유니폼과 글러브, 도구 등 선배들이 쓰던 걸 물려받는 형태로 야구용품을 사용했다. 그리고 그것을 또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졸업하던 시절이었다. 내가 쓰던 물건을 가치있게 소장하던 개념이 당시에는 없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첫 삼진을 잡은 뒤 그 공을 내게 줬다. 당시 데뷔전에 2점을 허용했는데, 개인적으로 많이 부끄러웠고 떨리는 마음으로 던져서 아쉬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박찬호는 자신의 글러브에 대해 "이 글러브는 제가 데뷔했을 때 사용했던 글러브다. 당시 제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라 상대 타자가 어떤 공을 던지는지 알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선수 시절 초반에는 직구와 슬라이더밖에 던지지 못했다. 그러다 체인지업을 던지면서 여러 손가락을 움직이기도 했다. 당시 롤링스사에서 새로 만들어준 글러브다. 보기에는 흉해 보이지만, 제게는 굉장히 가치가 있는 글러브다. 30년 전에 썼던 글러브를 오늘 다시 쓰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기쁘다"고 설명했다.
고척=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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