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거침없는 ‘돌풍’에 민주당 “몰빵론” 꺼내 들었지만, 한계 드러내나
조국혁신당 견제 본격화
‘검찰 독제 조기 종식’ 슬로건…조국혁신당 ‘돌풍’
박지원 전 원장의 조국혁신당 ‘명예당원’ 발언
민주당 정청래 “매우 부적절”
조국혁신당의 비례정당 지지율이 20%를 훌쩍 넘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면서 더불어민주당 주도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입지가 급격히 위축 되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조국혁신당 거침없는 돌풍이 이어지자 현실적 위기로 닥치자 그간 ‘우호 세력’으로만 여기던 민주당 기조도 급격히 변화한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총선 때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최대 15석 확보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반면 더불어민주연합 지지율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10%대 후반까지 빠진 것으로 나와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선대위는 ‘몰빵론’(지역구도, 비례도 더불어민주당) 구호를 앞세워, 조국혁신당의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슬로건에 견제구를 던지며 지지율 돌파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19일 유세에서도 ‘정권 심판론’을 강조하면서 “그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도 우리가 힘을 모아서 권좌에서 내쫓지 않았나”라며 “이번 총선은 우리 국민이 이 나라 주권자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날이어야 한다. 이번 4·10은 국민과 국민의힘의 대결”이라며 고강도 발언을 한 것도 결국에는 조국혁신당 견제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조국혁신당이 총선 정국 시작과 함께 ‘3년은 너무 길다’‘검찰독제 조기종식’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민주당보다 더욱 선명한 대여(對與) 투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두고 ‘3년은 너무 길다’며 사실상 탄핵을 시사한 조국혁신당의 구호는 ‘정권 조기 종식’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정권 심판’을 내건 민주당보다 더 선명하고 강렬해 반여 성향 지지자들에 모으는데 구심점 역할과 더 호소력 있게 다가간다는 의미다. 조국혁신당이 집중적으로 대통령실 공세에 나서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조국혁신당은 이처럼 이번 총선 기간 사안마다 윤석열 정부에 선명하게 각을 세우며 야권 지지층을 계속 파고든 결과 지지율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최근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조국혁신당 우호 발언을 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한 것도 ‘조국혁신당 돌풍’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4·10 총선 전남 해남·완도·진도 지역 공천을 받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조국혁신당 ‘명예당원’에 긍정적인 발언을 한 바 있다. 박 전 원장은 지난 19일 한 방송에서 “5월이 오면 윤석열, 김건희 두 분은 운다”며 “4월이 가면 한동훈은 떠나고 3월이 가기 전에 이종섭 잡아 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저희랑 정세 인식이 똑같아서 나중에 명예당원으로 모셔야겠다”고 하자 박 전 원장은 웃으면서 “이중 당적은 안 되니까 명예당원 좋다”고 말했다.
발언이 알려지자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과 지지자들이야 이럴수도 저럴수도 있다지만 민주당 공천을 받은 후보가 저런 식으로 발언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박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혁신당 명예당원 발언은 덕담 차원에서 했다지만 부적절했다니 정중히 사과한다. 더불어민주연합의 승리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역구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만큼 비례대표 선거 전략도 본격적으로 실행할 계획이다. 민주당 선대위와 더불어민주연합 선대위가 이날 합동 회의를 연 것도 세몰이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윤영덕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연대와 단결의 힘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끌어내달라”며 “더불어 가면 승리하고 더불어를 선택하면 행복이 3배, 10배, 100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18일 서울 마포 유세에서도 “우군보다 아군이 많아야 한다”고 했고 지지자들은 ‘몰빵’을 외쳤다. 친이재명(친명)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른바 ‘지민비조’ 구호에 동조하는 대신 “지역구도, 비례도 민주당”이라는 이른바 ‘몰빵론’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입장이 조국혁신당에 밀리는 상황, 총선을 코앞에 두고 ‘몰빵론’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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