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만에 찾아 온 '흑두루미 떼' 장관
변차연 앵커>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인 천수만에 흑두루미가 찾았습니다.
순천만과 일본에서 겨울을 나고 고향 러시아도 가는 여행길에 잠시 휴식을 하고 있는 건데요.
수많은 흑두루미 떼가 장관을 연출하는 천수만을 오도연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오도연 국민기자>
(장소: 천수만 간척지 / 충남 서산시)
짙은 잿빛 몸통에 하얀 목과 이마의 검은 반점이 특징인 흑두루미.
여유롭게 논바닥을 오가고 볍씨로 배를 채웁니다.
잠시 후 수천 마리가 무리를 지어 날아오릅니다.
소리를 내며 나르는 흑두루미 떼의 모습이 장관을 연출합니다.
한참을 날다 다시 논바닥으로 내려앉습니다.
논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비행하면서 먼 여행을 준비하는 귀한 손님들을 사진에 담는 손길이 바쁩니다.
인터뷰> 방덕배 / 사진작가
"흑두루미는 다른 두루미에 비해 떼를 지어서 수천 마리씩 무리로 날아오기 때문에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낍니다."
흑두루미는 일본 이즈미와 전남 순천만에서 겨울을 보낸 뒤 번식지로 이동하던 길에 이곳에 들렀습니다.
천수만에서 한 번에 목격된 흑두루미는 수천 마리.
먼저 찾은 무리가 북상하면 또 다른 무리가 연이어 도착해 잠시 쉬어갑니다.
흑두루미 전 세계 개체 수는 2만여 마리.
대부분이 천수만을 거쳐서 오가고 있는 겁니다.
전화 인터뷰> 한성우 / 서산시 버드랜드 주무관
"3월 5일 조사에서 (흑두루미가) 14,000마리까지 확인됐습니다. 이 규모의 개체는 처음이죠. 시베리아 쪽에서 번식을 하면서 그곳의 환경이 괜찮았는지 번식 성공률이 높았던 것 같아요."
국제적 보호종이자 천연기념물 228호인 흑두루미는 주로 시베리아 지역에서 서식합니다.
매년 따뜻한 지역에서 겨울을 지내고 고향인 러시아 아무르 지역으로 가는 긴 여행길에 천수만은 더없이 좋은 쉼터입니다.
전화 인터뷰> 윤무부 / 조류학자
"(흑두루미는) 옛날부터 우리가 잘 아는 학이거든요. 천연기념물이고 지구상에서 보호 대상인 새예요. 학 종류가 지구상에 16종이 있는데 그중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서산 천수만에 많이 와요. 멀리 가는 새에게 먹이가 필요하거든요.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이 지역으로 두루미가 많이 오기 때문에..."
천수만에 흑두루미가 늘어나는 것은 볍씨를 먹이로 제공하고 논에 물을 대 잠자리를 조성하는 등 꾸준한 노력 덕분입니다.
서산시와 환경단체는 올해도 흑두루미 먹이로 45톤의 볍씨를 농로와 논에 뿌려 공급했습니다.
오도면 국민기자
"천수만을 찾은 수천 마리의 흑두루미들이 서산시에서 뿌려준 볍씨를 먹으며 고향으로 돌아갈 기력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겨울 철새는 많지만 이처럼 동시에 수많은 개체를 한꺼번에 관찰할 수 있는 곳은 흔치 않습니다.
먼저 천수만에 도착해 흑두루미는 떠나고 있지만 연이어 찾아오는 후속 대열은 이달 말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인터뷰> 이준구 / 서산시 환경단체회원
"기후 온난화가 되어서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해 새들이 일찍 가지 않을까... 모든 여건이 맞으면 오래 있을 수 있지만, 10일 정도 후면 모두 날아갈 것 같고 경유지에 도착하는 새들은 여기에 있는 기간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취재: 오도연 국민기자)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천수만에는 흑두루미를 비롯해 기러기, 가창오리 등 한 해 10만 마리의 철새가 모여드는 철새도래지인데요.
내년에는 세계적인 조류 행사인 '2025 아시아 조류박람회'가 열립니다.
국민리포트 오도연입니다.
( KTV 국민방송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ch164, www.ktv.go.kr )
< ⓒ 한국정책방송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K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