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 → 010…보이스피싱 발신번호 ‘변작중계’ 일당 적발
수사기관 가장 54억 뜯어
변작중계기 1694대 압수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20일 보이스피싱 발신번호 변작중계기 운영조직을 적발해 중계기 관리책 등 21명을 범죄단체 가입·활동, 사기,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국의 콜센터 조직과 연계해 ‘070’으로 시작하는 해외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인 ‘010’으로 바꾸고, 수사기관과 금융기관으로 가장해 ‘계좌의 범죄 연루’ ‘저금리 대출’ 등 명목으로 피해자 170여명으로부터 약 54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중계장비에만 수십억원을 들였고, 미등록 외국인들을 원룸형 주택에서 폐쇄적으로 관리하며 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들이 사용한 중계기 1694대, ‘대포 유심칩’ 3420개, ‘빈 유심칩’ 4663개, 휴대전화 443대, 컴퓨터 121대, 공유기 193대 등을 압수했다. 최근까지 작동한 중계기 642대(784회선)의 월 사용료는 7억여원에 달했다. 압수된 중계기와 대포 유심 등 범행 도구는 16억원 상당인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은 중계소 설치·관리를 분업으로 하는 등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명 ‘골드’로 불린 총책이 자금 관리책, 조직원 관리책 등과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국내에서 조직원을 모집하고 텔레그램을 이용해 범행을 지시했다. 텔레그램 대화 내용은 3~5일에 한 번씩 삭제했다. 원룸 주택가에 조성한 조직원 숙소와 중계소도 한 달 간격으로 이동시켰다.
이 보이스피싱 조직은 처음엔 중국인을 조직원으로 구했다가 모집이 어려워지자 ‘숙소 제공, 고액 수당’ 등 조건을 제시하며 태국·남아공·아이티 국적의 국내 미등록 외국인을 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업무에 따라 매주 50만~100만원의 수당을 받았다.
김수민 합수단장은 “어떤 상황에도 공공기관에선 휴대전화를 이용해 전화하지 않는다”며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도 한 번 더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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