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도 부창부수...나이 들며 같은 병 앓는 이유

안상현 기자 2024. 3. 20. 20: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 노부부. 해당 기사와 무관한 사진./뉴스1

부부가 오래 같이 살면, 질병도 부창부수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최근 만성질환이 있는 고령자의 배우자는 함께 만성질환을 앓을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국제 학술지 ‘BMC 메디신’에 실린 이번 연구는 60세 이상 부부 814쌍을 8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다.

연구팀은 누적된 질병 부담이 배우자의 질병 부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부부 각각의 만성질환으로 인한 질병 부담을 누적 질환 평가 척도(CIRS)로 평가했다. 그 결과, 부부 중 한 사람의 CIRS 점수가 1점 높을수록 배우자의 8년 후 CIRS 점수가 0.154점 상승했다. CIRS 점수가 1점 상승할 때마다 배우자의 점수 또한 0.126점씩 함께 올랐다.

김기웅 교수는 “부부 중 한 사람의 현재 질병 상태뿐 아니라 향후 그 변화 정도도 배우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라며 “현재 여러 만성질환을 앓는 고령자의 배우자는 앞으로 많은 만성질환을 앓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질병 부창부수 이유는 생활 습관 공유가 꼽힌다. 식습관과 신체 활동 등 생활 습관 차원에서 서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큰 만큼 몸 상태도 연동하는 것이다. 고혈압과 당뇨병, 심장 질환 같은 만성질환은 한번 발생하면 완치가 쉽지 않고, 다양한 합병증을 초래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서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전체 사망의 74%에 달한다. 김기웅 교수는 “노년층은 만성질환 부담이 높고, 개인이 관리를 소홀히 하기 쉽다”며 “진료와 질병 관리 보건 사업을 부부 단위로 설계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