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다른 서에 고소하세요"‥4개월째 경찰서 '뺑뺑이'
[뉴스데스크]
◀ 앵커 ▶
부동산 투자 사기로 모든 재산을 날리게 된 한 70대 노인이 밤새 손으로 쓴 진정서를 들고 서울 경찰청 민원실을 찾았습니다.
일선 경찰서에서 고소장을 받아주지 않아서 넉 달 동안 경찰서만 세 군데를 돌고도 접수조차 하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어찌 된 일인지 정한솔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천만 원을 투자하면 두 달 동안 매일 60만 원을 주겠다."
이런 솔깃한 제안에 넘어간 78살 최모씨는 전 재산이 다름없는 2천만 원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이자가 들어온 건 일주일 뿐, 일당은 바로 잠적해버렸습니다.
[최 모 씨/사기 피해자] "솔직히 죽고 싶은 마음이 하루에도 나도 모르게 한 서너 번씩 나와요.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혼자 이렇게 고통을..."
최씨는 자신의 집 근처 부천 소사경찰서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사기범들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경찰서로 가는 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안내대로 최씨는 자필 고소장을 작년 11월 강남서에 접수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고소를 취하하고 다른 경찰서로 가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최 모 씨/사기 피해자] "'사정이 딱하고 급한 것 같은데 강남경찰서는 일이 엄청 밀려있다. 3개월 이상 걸린다.' 그래서 '참 고맙습니다.' 인사를 했어요. 저를 생각해서 그렇게 알려주셔서…"
최 씨는 다시 사기범 주거지 관할인 이곳 강서경찰서에 고소장을 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뜻밖의 답의 돌아왔습니다.
"강남서에서 불송치 각하 결정, 즉 사건을 종결시켰다며 이의가 있다면 강남서에 가라"는 거였습니다.
결국 최씨는 넉 달 새 경찰서 세 곳을 전전한 끝에 도로 강남서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확인해 보니, 강남서의 종결 사유는 '고소인의 고소 취소'였습니다.
이걸 근거로 강서서도 사건을 종결해 버린 겁니다.
[강남경찰서 수사관-최 모 씨 (지난 14일)] "내가 강서경찰서 고소를 했다니까요. 근데 안 된다 그러잖아요. <"자기들(강서서)이 안 받은 거지.>"
그 사이 박 씨 일당은 강남 사무실도 빼고 사라졌습니다.
[건물 관계자(음성변조)] "<언제 들어오신 거예요? 사무실에> 지금 한 달 정도 됐죠. <누가 쓰던 사무실인지는> 그건 전혀 모르죠."
처음 사건 처리가 적절했는지 취재진이 묻자 세 곳 경찰서는 저마다 고령의 민원인 편의를 위해 절차대로 안내했다고 답해왔습니다.
또 강남경찰서는 "해당 사건을 신속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정한솔입니다.
영상취재 : 허원철 남현택 이관호 / 영상편집 :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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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허원철 남현택 이관호 / 영상편집 : 조민우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81858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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