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당정 운명공동체"… 호남 조배숙 비례 13번 배치로 타협
'찐윤' 이철규 재배정 총대
기자회견 열고 지도부 압박
한동훈 갈등 조기봉합 선택
후보등록 막판에 순서 바꿔
이달희·임보라 전진배치
尹心 주기환·민영삼은 불발
비대위원 2명은 자리 지켜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비례대표 공천 등으로 '2차 충돌'을 일으킨 당정이 20일 서로 한 발씩 물러나며 진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막말 논란을 일으킨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
동시에 채 모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도 21일 조기 귀국한다. 이에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용산의 불만이 제기된 비례대표 공천자 명단을 이날 늦은 밤 부분 조정해 발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경기 안양 선거 유세에 나선 자리에서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운명공동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 겸 공천관리위원인 이철규 의원이 이날 돌연 한 위원장 등을 저격하는 기자회견에 나서며 '돌출 변수'로 부상했다. 당정이 "더 이상의 확전은 안 된다"는 공감대를 이룬 상황에서 터져나온 파문에 여당 내부에선 '이철규의 난'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대통령실이 서둘러 수습에 나선 건 총선 격전지인 서울 한강벨트, 경기 남부 등에서 민심이 매우 부정적이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 탓에 지난 1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을 둘러싼 '1차 충돌' 때와 다르게 이번엔 당내 상당수 의원이 용산의 결단을 촉구하는 공개 발언에 나서며 부담을 가중시켰다. 조국혁신당 돌풍도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주도한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선 껄끄럽다.
이런 분위기에서 기자회견에 나선 이 의원의 행보는 그가 평소 윤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본인과 대통령실이 추천하는 인재가 비례 당선권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 위원장에게 항의하다가 설전을 벌였다는 전날 일부 보도를 부인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비례대표 선정에 참여하거나 사적 인연을 가지고 요청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고집을 부려서 (한 위원장과) 갈등을 유발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한 위원장과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주도하는 공천 과정 속에서 자신은 배제됐고, 공천자에 대한 이의 제기도 묵살당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지난 18일 당일까지도 국민의미래 비례 공천자가 발표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며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한 위원장, 장 사무총장, 유일준 국민의미래 공관위원장 등에게 전화를 돌렸으나 한 분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여러 가지를 왜곡한 언론 보도가 난무하고 있다"며 "그 배후에 누가 있는지는 잘 아시리라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배후가 한 위원장을 뜻하는 거냐'는 기자 질문엔 "보도하시는 분들이 아실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같이 제왕적 정당 대표를 보유한 당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장 사무총장은 이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총선을 20일 앞둔 중요한 시기에 당의 화합을 저해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일일이 반박 입장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밤 국민의미래 공관위는 비례대표 순번을 상당수 수정해 다시 발표했다. '호남 정치인이 배제됐다'는 이 의원 비판을 수용해 13번에 조배숙 전 전북도당위원장이 배치됐고, 13번에 있던 강세원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은 21번으로 밀렸다. 원래 21번이던 정혜림 전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기조와 맞지 않는 이력의 소유자라는 지적이 있어 25번으로 조정됐다.
골프 접대 의혹과 관련한 징계로 공천이 취소된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이 있던 17번에는 원래 23번에 있던 이달희 전 경북 경제부지사가 들어왔다. 기존에 29번이던 임보라 전 국민의힘 당무감사실장은 이 전 부지사의 23번을 물려받았다. 두 사람은 이 의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사무처 당직자 몫을 더 반영한 결과로 전해졌다.
반면 이 의원이 이날도 "특정 종교계에서 반대하는 분"이라며 우회적으로 지적했던 김예지 비례대표 의원은 그대로 15번에 남았다. 김 의원은 과거 동성애를 옹호하는 취지의 입장을 펼친 바 있어 기독교계 반대가 있었다고 한다. 친한동훈계로 분류된 한지아 비대위원(11번)도 남았다.
또 이 의원이 비례 앞순번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백현주 국악방송 사장, 이익선 전 기상캐스터, 김영민 당 디지털정당위원장,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 등은 재수정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24번을 받았던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은 공천 포기 선언으로 명단에서 빠졌다.
[안정훈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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