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을 130명에게 쪼개 팔아‥모아주택이 투기 대상?
[뉴스데스크]
◀ 앵커 ▶
그런데 소규모 개발로, 노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이 모아주택 사업 대상지를 중심으로 투기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모아주택 대상지에선 부동산 업체가 집도 아닌 골목길을 "값이 오를 거"라며 무려 130명에게 잘게 쪼개서 팔았다고 하는데요.
이문현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가파른 언덕 위 집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이 동네 중심과 골목 사이사이를 연결하는 길은 22년 동안 1명이 갖고 있었습니다.
총면적은 약 1천8백㎡, 550평 정도 됩니다.
그런데 작년 8월 10일, 부동산 업체 9곳과 개인 1명이 이 도로를 3.3㎡, 그러니까 평당 약 300만 원에 사들입니다.
이후 석 달간 지분을 잘게 쪼개 130명에게 약 4배 비싸게 팔아치웠습니다.
285세대가 거주하는 이 작은 모아주택 지역에 갑자기 골목길 소유자가 130명 늘어난 겁니다.
너무 잘게 쪼개, 개발이 된다 해도 아파트 입주 권리를 받을 수도 없습니다.
[동네주민 (음성변조)] "<그 130명은 도대체 누군데 이 길바닥을 산 거야.> 그러니까. 이거 나라 땅 아니에요? 여기가."
130명은 서울·경기와 전북, 대구 등 전국에 퍼져있고, 심지어 일본 국적자도 있습니다.
등기부등본에 나와 있는 주소를 찾아가봤습니다.
대부분 부재중이거나, 투자 자체를 부정합니다.
[투자자 (음성변조)] "기억이 없어요. <여기 보면, 69**** 이거 선생님 맞으시고.> 잘 모르겠어요. 여러 개 하긴 했는데…"
겨우 만난 투자자들은 "업체로부터 모아주택 예정지"라며 "땅을 소개 받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투자자 (음성변조)] "처음에는 뭐 (수익이) 3배라고 했는데. 2배 정도는 현실적으로…단기간에 거기 금방 개발될 거 같아서."
[투자자 (음성변조)] "재개발도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한 2~3배 정도는 가지(오르지) 않을까. 그렇게 이야기하던데."
업체 홍보대로라면 공시지가의 약 9배까지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지만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 합니다.
[조정흔/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 (감정평가사)] "그렇게까지 나올 수가 없죠. 이 사업 구조상. 이게 딱 기획부동산이 제일 좋아하는 금액이에요. 보편적으로 서민들이 갖고 있을 법한 돈이거든요."
이걸 판 업체에 '2-3배 오를 것'이라고 주장한 근거를 물었습니다.
[부동산 투자업자 (음성변조)] "왜 주식은 떨어지면 아무한테도 책임을 묻지 않죠? (서울시가) 조사를 하면 하겠죠. 뭘 조사를 할지 모르겠지만."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 좋은 땅'을 다 정리했다고 합니다.
[부동산 투자회사 (음성변조)] "<대표님도 여기 지금 갖고 계세요?> …아니, 좋은 거라고 해서 다 살 수 없잖아요."
심지어 이들은 모아타운 대상지 옆 동네 도로 1780㎡도 투자자 100명에게 쪼개 판 걸로 MBC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모아주택과 그 일대가 '투기판'이 됐지만 서울시나 서대문구청 모두 현황파악도 못하고 있습니다.
[서대문구청 담당자 (음성변조)] "모아(주택) 밑에 지역이에요? 여기는 뭐… <이거 알고 계셨어요?> 밑에는 몰랐어요."
[서울시청 담당자 (음성변조)] "일단은 구청에 한번 확인을 해서…내용을 한번 파악을 해보고…"
이후 서울시는 "모아주택 내 도로가 문제가 된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며 "조만간 대규모 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이상용, 강종수 / 영상편집: 조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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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승우, 이상용, 강종수 / 영상편집: 조민서
이문현 기자(lm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81851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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