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재판부 "구속유지 고민 깊다…재판 진행 기준으로 판단할 것"

宋, 보석 거듭 요청…"선거운동하면 관련자 접촉 가능성…조건 고민"
"최근 다른 재판에서도 출석 문제"…이재명 대표 빗대 언급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송영길 전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2.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및 돈봉투 살포 의혹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송 전 대표의 보석 여부를 두고 곤혹스러운 속내를 드러냈다.

재판부는 "보석 후 선거 운동을 하면 보석조건으로 통제가 불가능하다"며 "재판 진행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판단기준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는 2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송 전 대표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 사건이 구속 기한 6개월 이내에 종료되지 못하는 것은 100%"라며 "구속 유지를 계속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은 증거인멸 우려가 상당히 큰 요인이었다고 판단된다"며 "그런데 피고인이 선거운동을 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기존에 알고 있던 사람들과의 접촉이 불가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을 위해 모인 선거운동 조직에 사건 관련자를 어떻게 구분해서 막겠느냐"며 "보석조건 준수사항을 아무리 상세하게 해도 모순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최근 다른 재판부에서 (피고인이) 안 나와 문제가 됐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선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한 것을 빗댔다.

그러면서 변호인에게 "보석조건에 대한 고민을 다 없애고 재판 진행과 관련해서만 보석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보석과 관련한 서면은 제출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송 전 대표의 외곽후원조직인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의 회계담당자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송 전 대표는 앞서 먹사연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 원을 받고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소각 시설 청탁을 받으며 4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2021년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는 이성만 무소속 의원과 사업가 김 모 씨로부터 각각 1000만 원과 5000만 원의 불법 자금을 받아 경선캠프 지역 본부장 10명과 현역 국회의원 20명에게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