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먹방·경복궁 나들이...K컬처에 빠진 MLB
서울은 온통 메이저리그 열풍이다. MLB(미 프로 야구) 2024시즌 정규 리그 개막 2연전 ‘서울 시리즈’를 위해 방한한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단이 서울 곳곳을 누비면서 한국 문화를 즐기며 그 매력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발산하고 있다. 지하철을 타고 명동 야시장으로 이동해 길거리 음식 ‘K푸드’를 맛보고, 경복궁 등 전통 공간에서 ‘K컬처’ 멋과 얼을 전 세계 야구 팬들과 공유하고 있다. 선수 아내들은 ‘K뷰티’ 성지인 매장을 단체로 찾아 한아름 쇼핑을 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인근 피부과에서 피부 관리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서울관광재단이 관광 목적으로 서울을 2번 이상 찾은 외국인 500명을 대상으로 ‘서울을 다시 찾은 이유’를 물었더니 1위가 음식이 맛있어서(75.9점)였고, 다음이 쇼핑할 곳이 많아서(73.2점), 날씨가 좋아서(72.9점) 등이었다. 메이저리그 선수와 그 가족들은 그 장점을 몸으로 느끼고 있는 셈이다.
◇탕후루 먹으며 엄지 척
지난 19일 다저스 공식 소셜미디어엔 다저스 선수들이 숙소가 있는 여의도 인근 5호선 지하철을 타고 명동으로 가 밤거리 문화를 즐기는 사진과 동영상이 올라왔다. 제임스 아웃맨(27), 개빈 럭스(27), 앨릭스 베시아(28), 윌 스미스(29) 등으로 이뤄진 ‘서울 원정대’는 탕후루를 비롯해 치즈와 칠리 맛이 섞인 회오리감자, 문어, 호떡, 핫도그 등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감탄했다. 럭스는 “맥도널드에도 들렀지만, 모든 음식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아웃맨은 “음식은 그 나라 문화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다고 생각한다”며 “그 어떤 음식도 먹을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지하철에서 이들을 알아본 청소년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명동에서도 상인들과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아내·여자 친구 등 가족들도 한국 밤거리 문화에 연신 즐거운 표정이었다.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6) 역시 “한국 밥이 맛있다. 호텔에서 먹었는데 맛있더라”고 일본 매체에 말했다. 다저스 무키 베츠(32)와 미겔 로하스(35), 테오스카 에르난데스(32) 등은 경복궁으로 향했다. 근정문 앞에서 사진을 찍고 미국에 없는 왕궁 문화를 경험하는 자리를 가졌다.
파드리스 선수들 역시 김하성(29) 안내를 따라 서울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조 머스그로브(32)는 “김하성은 이곳에서 우리의 관광 가이드 역할도 도맡고 있다”며 “좋은 장소들을 소개해 주고, 예약 등을 앞장서서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5)는 “한국에 오자마자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사찰도 찾았다. 시장에 가서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했다. 한국 사람들만의 스타일이 있었다.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매니 마차도(32)는 “이곳은 김하성의 고향 아닌가. 지난 몇 달 동안 김하성이 굉장히 기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즐거웠다”고 했다.
◇아내들은 ‘K뷰티’ 위상 체험
다저스 선수단 아내 10여 명은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소재 올리브영 언주역점을 방문했다. 사실 목적은 인근 피부과 방문. 이 피부과는 이들을 위해 해당 시간대에 다른 예약을 받지 않고 공간을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100만원가량 피부 관리를 받았다고 한다. 올리브영에선 초록색 쇼핑백 하나 가득 화장품을 사 들고 매장 앞에서 단체 사진도 찍었다. 아웃맨 아내 다샤는 “한국의 스킨케어는 최고다(Korean skincare is the best!)”라는 말을 소셜미디어에 남기기도 했다. 이후엔 여의도 IFC몰 내 있는 한 식당에 방문해 한우꽃등심과 양념갈비 메뉴 등도 즐겼다.
파드리스 선수들은 등번호가 새겨진 한복 두루마기를 입은 장면을 유튜브로 공개했다. 이는 김하성이 LA 한 한복 업체에 부탁해 제작한 것으로 선수 30명, 스태프 7명 등 총 37벌을 마련했다 올해가 용의 해(갑진년)라 용 문양을 금박 처리했다.
이틀 동안 있었던 연습 경기에서 본 열정적인 한국 응원 문화도 이들에겐 인상 깊게 남았다. 마이크 실트 파드리스 감독은 “한국 응원 분위기를 잘 알고 있어서 즐길 수 있었다”며 “김하성을 향한 팬들의 환호를 듣는 것이 즐거웠다”고 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치어리더들이 경기 내내 열심히 응원하더라. 9회까지 응원하는 걸 미국에선 볼 수 없다. 에너지가 굉장했고 흥미로웠다”며 미소 지었다. 다저스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31)는 “분위기가 좋았고 기분이 짜릿했다”면서 “이닝마다 응원가가 나와서 새로웠고 신기했다. 우리 홈구장에도 이런 응원 문화가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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