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거래도 두드려보고 송금해야”…‘중고거래 제3자 사기’ 등장 [취재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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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것이 생기면 중고거래 사이트부터 뒤져볼 정도로, 중고거래는 대세를 넘어 생활이 됐습니다.
그나마 직거래는 안전하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이 생각을 깨는 신종 사기 수법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 중고거래 제3자 사기'입니다.
우선 사기 조직은 중고거래 사이트에 가짜 판매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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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것이 생기면 중고거래 사이트부터 뒤져볼 정도로, 중고거래는 대세를 넘어 생활이 됐습니다.
그만큼 중고거래 사기도 판칩니다. 돈만 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거나, 벽돌을 대신 보내는 수법이 대표적입니다.
그나마 직거래는 안전하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이 생각을 깨는 신종 사기 수법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 중고거래 제3자 사기’입니다.
■ 직거래도 못 믿는다...‘제3자 사기’가 뭐길래
제3자 사기의 핵심은 ‘ 판매자에게는 구매자인 척, 구매자에게는 판매자인 척’ 속이는 겁니다.
우선 사기 조직은 중고거래 사이트에 가짜 판매 글을 올립니다.
이 글을 본 구매자가 사기 조직에 연락하면 판매자인 척 대답합니다.
동시에 실제로 그 물건을 파는 판매자를 찾아 구매자인 척 ‘물건을 사고 싶다’고 연락합니다.
양쪽을 안심시키기 위해 직접 만나 거래하자는 말도 잊지 않습니다.
그리고선 직거래 당일, ‘ 급한 일이 생겨 직원이 대신 나간다’고 설명합니다.
구매자에겐 ‘직원이 물건을 들고 갈 테니 확인하고 나에게 돈을 보내면 된다’며 계좌번호를 미리 보내놓습니다. 판매자에겐 ‘직원이 물건을 확인하면 입금해줄 것’이라고 말해둡니다.
이후 실제 직거래 현장에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를 ‘직원’이라고 생각하며 만납니다.
두 사람은 서로가 ‘대신 나온 사람’이라는 생각 때문에 별다른 대화 없이, 물건을 확인하고 사기 조직의 계좌로 돈을 입금합니다.
이때 돈을 받지 못한 판매자가 ‘왜 돈을 안 보내고 물건을 가져가려 하느냐’고 할 때, 비로소 이 둘은 사기라는 걸 알게 되지만, 이미 사기 조직이 돈을 챙기고 사라진 뒤입니다.
이렇게 당한 피해자는 최소 160여 명, 피해금은 2억 원을 넘습니다.
■ ‘꿀 알바인 줄 알았더니’...나도 모르는 새 사기 가담
제3자 사기의 또 다른 피해자는 아르바이트생입니다.
가짜 게시글을 올리는 사람, 알뜰폰 유심을 사서 공기계에 끼워두는 사람, 유심 개통을 위해 명의를 빌려주는 사람, 피해금을 입금받을 통장 명의자까지 한 번의 거래에 최소 네 명의 아르바이트생이 움직입니다.
이들은 ‘ 단순한 업무,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문구에 속아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30대 여성 A 씨 역시 주부들도 쉽게 할 수 있는 부업이라는 말에 ‘기기관리자’ 업무에 지원했습니다.
‘ 편의점에서 유심을 사서 공기계에 끼워두고 상담 서버에 연결해두기만 하면 된다’는 겁니다.
자신들은 중고 물품을 사서 해외에 웃돈을 주고 파는 일을 하는 업체라며, 사업자등록증까지 보여줬습니다.
업체에선 고객 상담 부서가 따로 있고, 대화에 개인정보가 있어 법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절대 대화창을 열어보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매일 유심을 새로 사서 끼워야 한다는 말에 수상함을 느낀 A 씨가 대화 목록을 열어봤고, 그 안에는 중고거래 사기 정황이 담긴 대화가 가득했습니다.
A 씨는 즉시 유심을 분리해 문제가 없었지만, 그대로 있었다면 사기에 가담했단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 직원이 대신 나온다면 의심·계좌번호는 한 번 더 확인
경찰은 사기에 이용된 계좌 명의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습니다.
유심 구매자와 대포폰 명의자 등 다른 아르바이트생도 수사 대상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중고사기 총책’까지 확인하려면 갈 길이 멉니다.
이런 신종 수법에 당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경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260만 원 피해를 본 안성용 씨는 취재진을 만나 “ 직원이 나온다고 했을 때 의심을 했더라면, 만나서 계좌번호만 확인해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합니다.
대리인이 오더라도, 물건을 들고 나온 사람에게 직접 계좌번호를 꼭 확인해야 한단 겁니다.
직거래도 두드려보고 송금해야 하는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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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림 기자 (gaegu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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