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한동훈 기다리던 기자들 허탈한 자리에 울분의 호남 후보 '난입' 전말

김용욱 기자 2024. 3. 20. 19: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9일 공천자대회 직후 한동훈 위원장 백브리핑 예정 장소에 있던 호남 후보들
발대식 끝났지만 "오늘 비례 이야기는 꼭 하려고 안 가고 있다"
조배숙 전북도당 위원장 "호남 보수들 입장에서 비례 굉장히 불공평"

[미디어오늘 김용욱 기자]

지난 19일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가 끝난 후 기자들은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행사장 입구 로비에서 한동훈 위원장 백브리핑을 기다렸다. 백브리핑 장소는 발대식 직전 지역구 후보자들이 기념 촬영 등의 사진을 찍는 입구 옆 포토월 앞이었고, 영상 촬영용 마이크 박스도 포토월 앞에 설치됐다. 기자들은 마이크 박스를 둘러싸고 기다렸다.

한동훈 위원장이 모든 행사를 마치고 나오길 기다리는 사이, 장성민 국민의힘 안산갑 후보가 여수 지역 출마자들과 기자들이 둘러싸고 있는 포토월 앞에서 사진을 사진을 찍었다. 장성민 후보는 기자들이 모여 있는 김에 기자들에게 자신보다 더 험지인 여수 후보들을 소개했다.

장 후보는 “저는 안산 갑이고 험지다. 옆엔 험지 중의 최고 험지 호남 여수 갑을 후보들이다. 이분들은 험지 출신들이고 또 호남분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손을 잡고 같이 기념사진을 찍으러 왔다”며 “우리는 험지 정신에서, 험지를 양지로 돌리는 극한의 위기를 극복하는 그런 도전 정신이 이 당에 필요하다. 이번 22대 국회도 그런 정신을 갖는 사람들이 국민의 민생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기자들에게 관심을 호소했다.

이렇게 장성민 후보가 한동훈 위원장 백브리핑 예정 장소에서 자연스레 험지 출마 후보 홍보를 하자, 이번엔 국민의힘 조배숙 전북도당위원장과 전북지역 출마자들이 백브리핑 마이크 박스 앞에 섰다.

문용회 전북 익산을 후보는 기자들에게 “참 실망을 많이 했다. 그렇지 않아도 험지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힘을 얻고 동력을 얻어야 하는데 어제 비례대표 명단을 보고 여러 사람이 전화해서 '저희들 투표도 안 한다' 많이 이야기했다”고 전북 분위기를 전했다. 문용회 후보는 “힘이 나서 이번 선거에 임해야 하는데 그러한 동력이 상실되어 가는 것이 좀 안타깝다. 이런 것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다”고 덧붙였다.

이인숙 완주·진안·무주 후보도 “어제 비례대표 순위 결정을 보고 지역 주민들께 많은 항의 전화를 받았다. 이게 뭐냐. 조금이라도 제가 선거운동을 하러 다니다 보면 사람들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며 “호남에 25% 비례를 주신다는 약속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은 것 때문에 굉장히 많이 화가 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가면 저희는 후보 사퇴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두 후보 발언이 끝나자 기자들이 조배숙 위원장에게 물었다. 한 기자가 “조배숙 위원장님께서는 만약에 후보 조정이 안 되면 현재 비례 대표 순번을 사퇴하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느냐?”고 묻자, 조 위원장은 “저는 순번에 들지도 못했어요”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다른 기자가 “지금 비례 명단에 인요한 위원장님 8번에 있고, 주기환(광주시당위원장) 후보 등이 20번 초반대에 있는데 20번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말씀인지 아니면 새로운 인물이 좀 추가가 돼야 한다는 뜻인지?”라고 물었다. 주기환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 재직 시절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조배숙 위원장은 “어쨌든 만약에 하게 되면 험지에서 실제로 고생하신 분들이다. 주기환 광주시당위원장은 2년 전에 광주시장으로 출마했고 저는 전북도지사로 출마했다”며 “사실 현장에서 이렇게 고생하고 이런 분들이 있는데 거기에 대한 어떤 당의 배려가 없다는 게 조금 우리 호남 보수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공평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조 위원장은 “호남 민심이 어저께 발표 난 다음에 굉장히 싸늘해졌다. 그래서 후보들이 굉장히 어려움을 호소한다”며 “이게 만약 제대로 조정이 안 되면 후보직을 사퇴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말씀들을 하시고 계신다”고 말했다.

전북 출마자들이 얘기하는 사이 뒤에서 여수 지역 출마자들도 기자들에게 호소하려고 기다렸다.

김희택 여수을 후보는 “지금 험지에서 하고 있는데 그 밑바탕에 그래도 비례대표가 좀 있어야만 힘을 쓸 수 있지 않나. 제가 어제 결과를 보고 황당해서 오늘 이 이야기는 꼭 해야 하겠다 싶어서 지금 안 가고 있다”며 “여러분 이걸 하여튼 우리가 어떻게 좀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는 사이 국민의힘 당직자는 기자들에게 한동훈 위원장이 다른 출구로 나갔다고 알렸다. 40여 분 가까이 기다리던 기자들이 허탈해하며 하나둘 일어나 떠나려는 사이, 누군가 기자들 뒤로 나타나 다시 마이크 박스 앞에 섰다.

“안녕하세요. 저는 전북·남원·장수·임실·순창 국회의원 후보 강병무다. 국민의미래에서 전라북도에는 비례 의석을 한 분도 안 줬다. 그래서 전라북도는, 전라도는 민심이 아주 어렵게 됐다.”

강병무 후보는 “이번에 비례 위성정당 후보 결정하는데 다시 제고를 해 주십사 하는 건의서를, 저희가 이렇게 긴급 성명서를 우리 후보들 열 명이 동시에 냈다. 여기 계신 기자 여러분들께서 기사를 좀 내주셔서 이번에 국민의미래에서 전라북도 몫을 좀 챙길 수 있게끔 여러분들이 도와주시라”고 호소했다.

강 후보가 말하는 사이 누군가 마이크 박스를 치웠고, 그 옆에서 “비대위원장님 가셨어요”란 얘기가 나왔다. 영상엔 한동훈 위원장 백브리핑을 기다리는 사이 국민의힘 호남 지역 출마자들이 기자들에게 울분의 성토와 호소를 하는 장면과 마이크 박스가 빠지는 장면 등이 생생하게 담겼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