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입부터 2천 명 증가…파장은?

황대훈 기자 2024. 3. 2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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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의대 증원 계획이 확정되면서, 의료 현장은 물론 입시에 미치는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교육부 출입하는 황대훈 기자와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황대훈 기자, 정부가 예고한 대로 의대 정원을 2천 명 늘려서 배정한 거죠?


황대훈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던 게 비수도권 의료여건을 개선하겠다는 거였는데요.


8대2 정도로 배분할 거다 라는 보도가 계속 나왔었습니다.


실제로 비수도권 82퍼센트, 수도권에서도 서울을 제외한 경인 지역에만 18퍼센트를 배정하면서 계속 이야기되던 큰 틀 안에서 배정이 이뤄졌습니다.


또 강조했던 게 지역거점 국립대를 확실히 키우겠다, 또 50명 이하의 소규모 의대의 교육환경 개선하겠다는 거였는데요.


7개 거점국립대 정원이 200명 규모로 크게 늘었고, 소규모 의대들은 거의 두 배 가까이 증원이 이뤄지면서 이런 원칙도 관철시켰습니다. 


서울에도 100명 안되는 의대들이 몇 군데 있기 때문에 이런 곳은 조금 늘리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수도권에 배정된 인원 가운데 서울의 대학 8곳에는 단 한 명도 배정하지 않았습니다.


배정 작업이 원칙에 따라 이뤄졌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 같습니다. 


이번 발표로 의대 증원은 확정된 것이라서, 각 대학들이 개별적으로 규모를 수정할 수도 없습니다.  


서현아 앵커

배정 작업을 한 게 정원배정위원회였는데 첫 회의가 지난 15일이었습니다.


그런데 5일 만에 결정이 내려진 거네요.


황대훈 기자

그렇습니다. 상당히 빠른 결정입니다.


교육부가 이 정원배정위원회에 대해서 극도로 보안에 신경을 썼거든요. 15일 첫 회의한다는 것 빼고는 누가, 몇 명이 들어가는지조차 아직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결정 과정을 일부 공개했는데 주말 포함해서 회의를 3번 했다고 합니다. 


처음에 교육부 관계자한테 이거 금방 결정하는 거 아니냐 물어봤을 때는 그래도 위원들한테 안건 보고도 해야 되고 회의를 몇 차례 하긴 해야 된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정말 3번한 겁니다. 


대학별 수요 조사가 지난해 이미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대학들의 여건과 의지를 확인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짧지만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고요. 


대학 현장 실사도 안 하고 졸속 결정한 거 아니냐, 또 이거 숫자가 왜 이렇게 깔끔하게 100단위 10단위로 끊기냐, 대충 배정한 거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는데,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40개 대학 가운데 필요성이 있는 대학 14곳을 실사했고, 기존의 의대 정원이 부적절하게 너무 적었기 때문에 대학의 역할에 맞게 확대하는 과정에서 숫자가 커진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가장 많이 늘어난 충북대 같은 경우에는 151명 증원해서 정원이 무려 4배로 확대된 겁니다.


이렇게 되면 교육 여건에 문제가 없을까요?


황대훈 기자

정부는 대학들이 늘릴 수 있다고 밝힌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학들이 신청한 인원은 3400명이었죠. 아직도 1400명 정도 늘릴 여력이 있는 걸로 보고 있고요.


의과대학을 인증하는 의학교육평가원의 평가인증 기준의 관점에서도 문제가 없는 걸로 판단했습니다. 


교육 여건이 중요한 게 실습과정인데요. 


이게 정원은 당장 내년도 입학생부터 늘어나지만, 그 학생들이 2년 동안 예과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 동안에 교육여건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겁니다. 


국립대 교수도 1천명이나 증원하는 게 가능하냐는 질문 나왔는데, 교수가 되지 못하고 개원하는 인력들이 지금도 많기 때문에 교수인력 확보에도 문제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또 국립대에는 추가적인 예산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고요, 사립대 같은 경우에는 사학진흥기금 융자 지원을 늘리는데, 대학들 입장에서도 전략적인 투자를 늘려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서현아 앵커

의사단체들은 어떤 반응입니까?


황대훈 기자

큰 규모의 단체들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에 신중한 모습인데요. 


일단 연세대교수들과 전북대교수들이 정부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정부가 의사와 교수의 의견을 묵살하고 일방적으로 증원을 발표했다며 철회를 요구했고요. 


학생 대표들의 모임인 의대협은 정부의 정책 강행을 규탄한다며 학생들이 낸 휴학계를 수리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 정원 배정 발표 이전에 나온 발언이긴 한데요.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은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면서 "14만 의사의 의지를 모아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일단 의사협회와 전공의협회, 교수협의회 세 단체가 오늘 밤에 회동을 예고한 상태고요.


이 가운데 의사협회는 지금 회장 선거 중인데, 후보들 대부분이 강경 투쟁 예고하고 있어서 어떤 식으로 전열을 정비할지도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렇게 늘어난 의대 정원이 입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 같은데요.


황대훈 기자

네, 교육부도 정원 발표를 당초보다 앞당긴 이유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겪을 수 있는 혼란을 빨리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할 정도였는데요. 


우선 비수도권 의대의 정원이 크게 늘었는데, 대부분의 대학들이 지역인재전형을 적극적으로 뽑고 있거든요.


그래서 지방 학생들은 수시를 많이 지원하고, 수도권 학생들은 정시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고요. 


서울 소재 대학에는 인원 변동이 없었지만 그 다음으로 선호도가 높은 경인지역 의대는 인원이 30퍼센트 넘게 늘었기 때문에 이 지역의 의대 합격선에는 큰 변동이 없을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대신, 이공계 학생들이 의대로 쏠리면서 최상위권 대학의 다른 자연계열 학과의 입학점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올 수능에는 N수생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데요.


재학생들의 경우 수시 교과전형을 노리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3학년 1학기 내신 성적을 더 잘 챙겨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의대쏠림 현상 때문에 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솟은 사교육비가 또 늘어날 거라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다만 교육부는 의대 쏠림은 과거의 현상이고, 사교육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면서 공교육 중심으로 대응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습니다. 


서현아 앵커

갈등을 봉합하고 입시에 미칠 부작용도 줄이기 위한 후속 대책이 꼭 뒤따라야겠습니다.


황대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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