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는 韓 국민들에게 첫사랑” 박물관에서 ML 데뷔 글러브 꺼낸 박찬호 30년 전과 달라진 韓 야구 위상에 감격하다 [MK고척]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4. 3. 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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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과 비교해 한국 야구 위상은 달라졌다.”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1차전에 시구자로 나선다.

박찬호는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모두 인연이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전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시구를 마친 뒤 시포를 맡은 샌디에이고 김하성과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는 1994년 LA다저스에서 데뷔해 2001년까지 뛰었다.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도 몸을 담았다. 2005시즌 중반부터 2006시즌까지 약 1년 반 있었다.

1994년 2경기, 1995년 2경기 출전에 이어 1996시즌 48경기 108.2이닝 5승 5패 평균자책 3.64를 기록하며 빅리그 무대에 안착했다.

1997년 32경기 192이닝 14승 8패 평균자책 3.38을 기록하며 선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박찬호는 이후 1998년 34경기 220.2이닝 15승 9패 평균자책 3.71, 1999년 33경기 194.1이닝 13승 11패 평균자책 5.23, 2000년 34경기 226이닝 18승 10패 3.27, 2001년 36경기 234이닝 15승 11패 평균자책 3.50으로 맹활약했다.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챙겼다.

텍사스를 거친 그는 2005시즌 중반 샌디에이고에 합류했다. 10경기 45.2이닝 4승 3패 평균자책 5.71, 2006시즌 24경기 136.2이닝 7승 7패 평균자책 4.81을 기록했다.

박찬호. 사진(서울 고척)=이정원 기자
이후 뉴욕 메츠, LA 다저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양키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일본 오릭스 버발로스를 거쳐 2012년 고향팀 한화 이글스에서 한 시즌을 뛴 후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476경기 1993이닝 124승 98패 2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 4.36의 기록을 남겼다. 124승은 아시아 투수 최다승이다. 2019년부터 샌디에이고 특별 고문을 맡고 있다.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찬호는 “오늘 아침부터 많은 생각을 했다. 시구 한 번을 위해 한 경기를 다 던지려는듯한 느낌과 긴장감이 들더라. 나에게는 너무나도 뜻깊은 하루가 될 것 같다. 30년 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일들이다. 그때는 하루하루가 어려웠다. 마이너리그에서부터 많은 일을 경험하고 헤쳐가야 했다. 어려웠지만 돌이켜보면 지금 너무나도 성장한 것 같다. 한국 야구의 발전과 이러한 이들이 벌어지는 역사에 감사하다. 오늘 시구를 위해 글러브도 30년 전 데뷔전에 썼던 걸 박물관에서 가져왔다. 의미 있는 시구를 하는 날인데 뜻깊은 하루가 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MK스포츠 DB
30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 현실이 되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도 박찬호를 향해 “박찬호 위원은 정말 드문 사람이다. 새로운 유산을 만들어냈다. 여러 경험을 가지고 있고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들에게 여러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많은 한국 선수들이 ‘차세대 박찬호’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을 것이다. 지금 파드리스와 일을 하고 있지만 이전에는 나의 팀 메이트였다. 훌륭한 선수였다”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30년 전과 비교해 한국 야구 위상이 너무나도 달라졌다. 메이저리그의 문이 열렸고, 어린아이들이 메이저리그를 본다. 수준이 높아졌다. 작은 도시에 살던 나로서는 메이저리그를 상상조차 할 수 없었고 사진도 볼 수 없었다”라며 “그러나 지금의 선수들은 마이너리그, 메이저리그에 대해 잘 안다. 박찬호, 류현진 선수가 어떻게 지냈는지 다 알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꿈을 안고 멋지고 훌륭한 선수가 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개막 엔트리에는 총 다섯 명의 아시아 선수가 포함됐다. 샌디에이고 내야수 김하성, 투수 다르빗슈 유-마쓰이 유키 그리고 LA 다저스 지명타자 오타니 쇼헤이와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이름을 올렸다.

박찬호가 시구에 임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박찬호는 “30년 전에는 나 혼자였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노모 히데오 선수가 오면서 동양의 문이 더 열렸다. 더 단단히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다르빗슈, 이치로, 류현진, 김하성, 추신수 등 한일 선수들에 대만 선수들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을 했다. 그 선수들을 보면서 히데오와 박찬호의 나무가 튼튼하게 자랐다고 생각한다. 이제 그 나무의 열매들이 후예들을 이끌어가고, 동양의 야구 선수들이 더 큰 꿈을 꾸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도전했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이어 그는 “나 때는 한국에서 쓰던 걸 물려받아야 하는 형태였다. 우리가 쓰던 것을 후배에게 물려주는 시대였다. 처음 미국에 갔는데 첫 삼진공을 감독님이 허그와 함께 나에게 주더라. 당시에는 통역이 더그아웃에 있으면 안 되어서 이해할 수도 없고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이 공이 나에게 역사에 남을 공이 될 거라 하더라. 그 이후 승리 투수가 되었을 때 그 공을 모으는 습관이 되었다”라며 이야기했다.

LA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를 한 박찬호에게, LA 다저스는 첫사랑과도 같은 존재다.

박찬호가 시구에 임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박찬호는 “LA 다저스는 처음으로 나를 통해 한국 야구 팬들에게 알려진 팀이다. 한국 국민들에게는 첫사랑이다. 우리나라는 IMF 당시 힘들었는데 그때 스포츠가 희망과 용기를 줬다.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파란 유니폼을 입은 한국 선수가 던지는 모습을 보며 응원을 하고 승리와 패배의 감정을 같이 느꼈다. 지금 50대, 60대, 70대 사람들에게 다저스는 가슴 깊이 추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다저스는 나에게 첫사랑, LA는 고향과도 같은 도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어떤 팀이 이겨야 하는 건 없다. 오늘과 내일 한국에서 역사적인 경기가 펼쳐지는데, 월드시리즈에서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는 것처럼 한국 사람들 앞에서 최고의 승부를 치렀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고척(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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