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로버츠 감독에 '대전 명물 빵' 선물→먹방 유튜버급 반응에 모두가 '빵' 터졌다 [고척 현장]
LA 다저스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 개막전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한다.
메이저리그에도 역사적인 경기다. 이번 개막전은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스페셜 게임의 일환으로 20일과 21일 각각 오후 7시 5분에 시작되며 이 경기는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으로 생중계된다. 미국 현지 시각 기준(서머타임 시행 이후)으로는 동부 시간으로 오전 6시 5분, 서부 시간으로는 오전 3시 5분이다.
경기에 앞서 류현진이 LA 다저스 더그아웃을 찾았다. 경기 전 프리뷰 방송에 참여하는 아내 배지현 씨를 먼저 배웅한 뒤 샌디에이고가 타격 훈련을 하고 있는 뒤편을 지나 LA 다저스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류현진의 손에는 '대전의 명물'로 잘 알려진 유명 제과점 빵이 들려 있었다. LA 다저스 시절 은사 로버츠 감독에게 주기 위함이었다. 류현진은 "그래도 내가 지금 대전에 있고, 대전에서 그래도 유명한 게 이곳의 빵이다. 맛있기도 하다"고 답했다.
류현진은 약 한 시간을 기다려 더그아웃에 올라온 로버츠 감독을 만났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을 보자마자 환한 미소와 함께 한껏 끌어안았다. 류현진이 준비했던 빵을 전달하자, 로버츠 감독은 함박웃음과 함께 취재진 앞에서 자랑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류현진 앞에서 이 제과점의 대표적인 메뉴인 튀김 소보루를 크게 베어 물었고, "베 리 나이스"라고 말하며 만족한 듯 엄지를 척 하고 내밀었다. 이에 류현진도 빵 터지며 더그아웃 전체가 웃음꽃을 피웠다.
앞서 두 사람은 서로 인터뷰를 통해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류현진은 LA 다저스에 입성한 뒤 다저스 선발의 한 축을 담당했다. 다저스에서 뛰는 2019시즌까지 54승 33패 평균자책점 2.98을 마크했다. 특히 2019시즌에는 182⅔이닝 동안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최고의 성적을 올리며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2.32)에 올랐다. 또 사이영상 2위에 이름을 올리며 최정상급 메이저리거로 자리매김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016년 다저스 지휘봉을 잡은 뒤 현재까지 계속해서 팀을 이끌고 있다. 특히 2020시즌에는 다저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류현진은 2019시즌을 마친 뒤 원소속 팀이었던 LA 다저스를 떠나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입성했다. 결과적으로 2016시즌부터 2019시즌까지 4시즌 동안 류현진과 로버츠 감독이 함께한 셈이다. 이후 류현진은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1060억 원)의 FA 계약을 맺고 캐나다로 향했다. 토론토 유니폼을 입은 뒤에는 총 60경기에 등판해 24승 15패를 기록했다. 2020시즌에는 60경기 단축 시즌 체제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의 좋은 성적을 올리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3위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류현진의 활약은 2021시즌에도 이어졌다. 그해 개인 최다 타이인 14승과 함께 평균자책점 4.37을 마크했다. 그러다 2022시즌에는 6경기에 나선 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으며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이후 재활에 전념한 류현진은 2023년 8월 메이저리그 무대에 복귀, 예전의 위용을 그대로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2023시즌 류현진은 11경기에 선발 등판해 52이닝 동안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의 성적으로 토론토와 계약 마지막 해를 마감했다. 류현진은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류현진의 통산 성적은 186경기에 출장해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은 3.27이다. 10시즌 통산 1055⅓이닝을 던지면서 1013피안타(116피홈런) 236볼넷 7몸에 맞는 볼 934탈삼진 416실점(384자책점) 피안타율은 0.250. 그리고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한화와 계약기간 8년, 총액 170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으며 KBO 리그 무대에 복귀했다. 서로가 속한 무대가 달라지면서 두 사람이 볼일은 없을 듯했다. 하지만 서울 시리즈를 통해 기회가 마련됐고, 15일 LA 다저스 선수단의 입국 후 두 사람의 재회에 취재진의 관심도 쏠렸다.
로버츠 감독이 먼저였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 17일 키움 히어로즈와 스페셜매치를 앞두고 "아직 류현진과 연락하지는 못했다. 류현진이 (이 기사를 보면) 연락하기를 바란다. 꼭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류현진이 로버츠 감독의 전화번호를 모른다고 하자, 로버츠 감독은 18일 기자회견에서 "내 번호는 76..."이라고 앞번호를 언급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류현진은 로버츠 감독을 기다리면서 "감독님이 나를 언급하신 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조금 이따 전화번호를 받으려 한다"는 말을 남겼다.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경기는 류현진에게도 뜻깊었다.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곳에서 메이저리그 친정팀과 다름없는 LA 다저스 구성원을 만나니 의미는 배가됐다. 실제로 류현진을 지나치던 LA 다저스 코칭스태프마다 반갑게 그와 포옹하며 맞이했다. 류현진은 "오늘(20일) 휴식일이라 아내와 함께 왔다. 내일(21일) 훈련이 있어 경기를 다 보진 못하고 (대전으로) 내려갈 것 같다"며 "지난해 보긴 했는데 (2019년) 다저스를 떠난 이후 못 봤던 이들이 많았다. 이렇게 만나 반갑더라"라며 "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이벤트다. 이런 이벤트를 매년 할 순 없지만, 이번을 시작으로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했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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