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약품 담긴 세정탑 안 추락, 전신 화상 숨진 직원...법원 “업체 대표 과실 인정”
김예랑 기자 2024. 3. 20. 18:56
법원 “피고인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 상당인과관계 있어”
법원이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화학 약품 시설 작업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 예방 조치를 하지 않아 직원을 사망에 이르게 한 업체 대표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 11단독 이창원 판사는 지난 14일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업체 대표 A씨에 대해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 업체에는 벌금 8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가 운영하는 경기 광주시 폐기물중간처리업체에 근무하던 피해자 B씨는 지난해 6월 22일 1.9m 깊이의 세정탑에 담긴 약품의 투입 상태를 확인하다가 그 안으로 떨어졌다. 세정탑 안에 담긴 수산화나트륨 혼합액이 B씨의 피부에 닿았고, B씨는 전신 2~3도 화상을 입고 사고 5일 뒤 숨졌다.
재판부는 “산업안전보건법상 피고인 A씨는 세정탑 개구부에 추락 방호망을 설치하거나, 설치가 곤란할 경우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게 하는 등 사고 위험을 막으려는 조치를 했어야 했다”면서, “유족들은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고 있지 아니하고 피고인이 벌금형 1회 외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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