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 직격탄… 미래에셋·삼성·하나證 IB부문 적자
수익 축소·평가손실 반영 영향
흑자 증권사도 최고 88% 이상 ↓
고금리 장기화에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침체되고 해외 부동산 투자 리스크까지 발목을 잡으면서 지난해 주요 증권사의 기업금융(IB) 부문 실적이 급감했다. 각 증권사에서는 IB 조직을 개편하는 등 재정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20일 기준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주요 증권사(미래에셋·NH투자·삼성·KB·하나·메리츠·대신증권)의 영업별 현황을 분석한 결과 IB 부문의 실적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국내외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가 지속되면서 수익 규모가 줄어든 데다가 IB자산 평가손실을 반영해 충당금을 쌓은 영향이다.
7개사 중 3개사는 IB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고, 플러스(+) 영업이익을 기록한 증권사들도 IB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최대 88% 넘게 감소하기도 했다.
자기자본 11조원으로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해 IB부문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117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2646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삼성증권과 하나증권도 IB부문 영업이익(삼성증권은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익)이 각각 -1122억원, -1804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삼성증권은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세일즈앤트레이딩(S&T) 등 기업금융 외 다른 부문은 대부분 전년 대비 성장하면서 전체 영업이익이 증가(28.2%)했다.
하지만 하나증권은 자산운용(WM)과 S&T 부문의 증가에도 IB부문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000억원 넘게 감소하면서 전체 영업이익(-3668억원)도 적자로 돌아섰다.
자기자본 2위 한국투자증권은 아직 사업보고서를 공시하진 않았지만, 지난 1월 오픈컨퍼런스콜에서 해외 부동산 총 익스포저는 2조6000억원이며 지난해 3분기까지 관련 손상차손 및 충당금을 2000억원 이상 적립, 4분기 1000억원을 추가로 반영하겠다고 밝힌 만큼 역시 IB 부문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과 대신증권도 IB부문 영업이익이 각각 1207억원, 109억원으로 전년보다 70.6%, 88.4%씩 급락했다.
이들 증권사는 IB 수익 회복을 위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IB그룹을 1부문과 2부문으로 나누고 1부문에 기업금융 영업조직을 확장, ECM(주식발행)본부를 신설했다. 2부문에서는 인프라, 부동산, 대체투자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지 해외법인 12곳과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대체투자와 기업금융, 관련 비즈니스를 지속 확대해 IB부문 사업을 강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 중 최다 기업공개(IPO) 공모를 주관하는 등 IPO 분야에도 힘을 싣고 있다.
대신증권에서는 그동안 기업금융(IB) 부문 육성에 주력해 온 오익근 대표가 사실상 3연임에 성공했다. 올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전환을 목표로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두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올해까지는 부동산 침체 부담이 남아있는 만큼 S&T 부문에 힘을 줘 IB부문 약세를 방어하겠다는 전략도 눈에 띈다.
KB증권은 김성현 각자대표가 총괄하는 경영지원본부를 부문으로 확대 개편하고 S&T부문과 IB부문 등이 유지했다. 기존 WM부문을 해체한 것과는 대조된다.
한편 NH투자증권은 IB부문 영업이익이 2012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하락 수준으로 방어했고, KB증권의 경우 IB부문 영업이익이 오히려 19% 넘게 오른 1599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채권발행시장(DCM)과 ECM 부문의 전통적인 강자다. 지난해에도 DCM과 ECM 실적이 기업금융 수익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겠지만, IB는 증권사 실적의 한 축을 차지하는 부문인 만큼 수익성 회복을 위해 각 증권사에서도 고심을 거듭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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