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스승과 재회한 코리안 몬스터 “한국에서 보는 것이기에 더 특별”…로버츠 감독은 “빨리 몸 풀어라”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3. 2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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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과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반가움을 감추지 않았다.

20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다저스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MLB 정규리그 개막전이 열린다.

이 경기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첫 MLB 공식 경기이자 미국 밖에서 열리는 9번째 MLB 정규리그 개막전이다. 이미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팀 코리아 등과 연습경기를 가진 샌디에이고와 다저스는 이번 일전 후 내일(21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격돌한다.

오랜만에 재회한 로버츠 감독과 류현진. 사진(고척 서울)=천정환 기자
로버츠 감독에게 대전의 명물 빵을 선물한 류현진. 사진=천정환 기자
일전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반가운 손님이 다저스의 더그아웃을 찾았다. 주인공은 바로 류현진. 2006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그는 2012년까지 KBO리그 190경기(1269이닝)에서 98승 52패 1세이브 1238탈삼진 평균자책점 2.80을 써낸 뒤 다저스와 손을 잡고 빅리그에 진출했다. 이후 그는 2020년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하기 전까지 다저스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여기에 2015시즌 종료 후 로버츠 감독이 다저스의 지휘봉을 잡으며 두 사람의 인연은 처음 시작됐다. 특히 류현진은 빅리그에서의 전성기라 할 수 있었던 2019시즌을 로버츠 감독 지휘 아래서 보냈다. 당시 류현진은 29경기(182.2이닝)에 출전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작성, 다저스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군림했다. 평균자책점은 내셔널리그(NL)는 물론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으며, 이로 인해 그는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류현진은 토론토 등을 거치며 지난해까지 빅리그 통산 186경기(1055.1이닝)에서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마크한 뒤 올해 초 한화 복귀를 선택했다. 몸 상태를 끌어올린 그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정규리그 개막전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다.

최근 방한한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과의 재회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수 차례 그의 이름을 언급했고, 당장 이날만 해도 “류현진이 오늘 오면 좋겠다. 그러나 류현진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만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진한 우정을 선보인 로버츠 감독과 류현진. 사진(고척 서울)=천정환 기자
류현진으로부터 선물 받은 빵을 맛있게 먹고 있는 로버츠 감독. 사진(고척 서울)=천정환 기자
류현진도 화답했다. 지난 1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이 끝나고 “(로버츠 감독에게 온) 연락이 (아직) 없었다. 연락을 드려 봐야 한다. 아직 번호는 없는데,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한 그는 이날 로버츠 감독과 보자마자 포옹하며 진한 우정을 눴다. 류현진의 양 손에는 대전의 명물인 소보로 빵이 한 가득이었다.

로버츠 감독은 빵을 맛있게 먹으며 류현진에게 “몸 안 풀고 뭐 하느냐, 타격도 준비하라”고 애정 어린 농담을 건넸다.

“(모두가) 다 반겨주는 것 같다. (만나서) 다 반가웠다. 로버츠 감독 전화번호는 조금 있다 받으려 한다”며 미소를 지은 류현진은 조 켈리가 99번의 등번호를 달았다는 소식에 “좋은 번호를 가져갔다”고 여유롭게 말했다.

그러면서 류현진은 이번 서울 시리즈에 대해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다). 매년 할 수는 없지만, (올해를) 시작으로 (계속) 했으면 좋겠다”며 “(샌디에이고에서 활약 중인 김하성에게는) 다치지 말라고 했다. 골드글러브 내야수인데 내가 따로 (할 말은) 없는 것 같다. (다르빗슈도) 잘했으면 좋겠다. 멀리서라도 열심히 응원하겠다. 대단한 것 같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류중일 감독이 이끈 팀 코리아는 17일 샌디에이고와 경기에서 0-1로 패했고, 18일 다저스에게는 2-5로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젊은 투수들의 씩씩한 투구는 밝은 한국 야구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류현진은 “(젊은 투수들이) 좋더라. 너무 좋아진 것 같다.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한국 야구가 더 좋아지는 것 같다”며 “어린 선수들을 주축으로 이런 대회들을 하다보면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잘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후 류현진은 다저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내가 야구하면서 생각하지도 못 했던 날인거 같다. 한국 사람으로서 뜻깊은 날”이라며 “모든 개막전은 특별한 날이고, 영광스러운 자리다. 야구팬들이 기다리던 날이다. 특별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로버츠 감독과의 재회에 대해서도 “일부러 연락을 안 하고 오늘 왔다. 지난해에도 잠깐 봤지만, 한국에서 보는 것이기에 더 특별하다”고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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