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칼럼] 물가 부담, 같이 나눕시다!

이금노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정책개발팀장 2024. 3. 2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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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수준의 지속적인 상승 현상을 뜻하는 '인플레이션'에 그 원인이나 관련 특성을 결합한 신조어들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관계 당국의 발표에 의하면 작년 근로자의 1인당 월평균 명목임금은 전년대비 2.5% 올랐으나, 소비자물가지수는 3.6% 올라 실질임금이 후퇴했다.

코로나 대응을 위한 확장적인 재정 정책과 전쟁 등의 국제적 긴장 및 공급망의 혼란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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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노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정책개발팀장

물가수준의 지속적인 상승 현상을 뜻하는 '인플레이션'에 그 원인이나 관련 특성을 결합한 신조어들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직장인의 점심값이 크게 오른 현상은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구독료가 줄줄이 오르자 '스트림플레이션(streaming+inflation)'이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슈링크플레이션(shrink+inflation)'은 동일한 제품 가격에 제품의 수량 또는 크기, 품질을 낮춰 판매하는 행태를 이른다.

소득과 물가는 개별 가계가 경제 상황을 체감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이다.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물가상승이 더 빠르다면 실제 소득은 줄어든다. 관계 당국의 발표에 의하면 작년 근로자의 1인당 월평균 명목임금은 전년대비 2.5% 올랐으나, 소비자물가지수는 3.6% 올라 실질임금이 후퇴했다. 특히 생활물가지수와 신선식품지수는 각각 3.9%, 6.8% 올라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상승은 상당한데, 이 상황은 올해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통 이슈이다. 코로나 대응을 위한 확장적인 재정 정책과 전쟁 등의 국제적 긴장 및 공급망의 혼란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일조했다. 게다가 기후변화가 생산원가나 원산지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긴축 재정과 고금리 정책 등으로 어느 정도 물가상승이 진정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 번 올라간 물가가 하락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처럼 고물가와 고금리로 가계가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가격 인상 요인을 소비자에게만 부담하게 하거나 눈속임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기업도 있다. 작년 말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가격 조사대상 중 10개 품목 37개 상품은 최근 1년 이내에 가격은 그대로인 대신 용량이 줄었다. 또한 한국은행 분석에 의하면 팬데믹 이후 기업의 상품가격 유지 기간이 기존 9.1개월에서 최근 6.4개월로 단축된 것으로 나타나 기업의 상품가격 인상이 빈번하게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있다. 기업이 원가 상승 요인을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고통 분담 없이 마케팅이라는 상술로 교묘하게 기업의 이익만 챙기려 한다면 이는 책임 있는 경제주체의 자세도 아니고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도 없다.

소비자원은 올해 가격데이터 조사 품목을 확대하고 다소비 품목에 대한 가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가격정보를 통해 기업이 소비자를 의식하고 자정할 수 있게 유인하는 감시와 견제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이금노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정책개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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