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두 장의 사진이 기록한 50년 전과 오늘

박영서 2024. 3. 2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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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동안 한국 사회의 변화를 사진과 글로 알기 쉽게 보여주는 책이다.

1971년의 사진과 50년 후인 2021년 같은 장소를 찍은 두 장의 사진을 통해 정치·경제·문화적으로 변화한 우리 사회상을 이야기한다.

50년 전과 후를 보여주는, 익숙한 듯 낯선 두 장의 사진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알던 장소들의 몰랐던 이야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50년 후 같은 장소를 찍은 사진을 보면 해수욕장은 온데간데없고 자동차만 빽빽하게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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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맛골에 내려온 남산의 토끼
김찬휘·김진형·정치영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펴냄

반세기 동안 한국 사회의 변화를 사진과 글로 알기 쉽게 보여주는 책이다. 1971년의 사진과 50년 후인 2021년 같은 장소를 찍은 두 장의 사진을 통해 정치·경제·문화적으로 변화한 우리 사회상을 이야기한다. 50년 전과 후를 보여주는, 익숙한 듯 낯선 두 장의 사진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알던 장소들의 몰랐던 이야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1971년 여름의 인천 송도해수욕장은 말 그대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수질이 나쁘기로 악명이 높았지만 수도권 거주자들이 대중교통으로 당일치기 물놀이를 할 수 있어서 발길이 이어졌다. 50년 후 같은 장소를 찍은 사진을 보면 해수욕장은 온데간데없고 자동차만 빽빽하게 놓여 있다. 2011년 해수욕장이 폐장하고 중고 자동차 수출단지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일대는 아파트 숲으로 변했다. 서울 조계사는 도시 한복판에서 자동차 경적과 매연에 둘러싸여 있는 '한국 불교 1번지' 절이지만 50년 전에는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하굣길에 들리는 동네 절 같은 분위기였다.

책이 나오게 된 것은 2015년 결성되어 '카피레프트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토종 콘텐츠 무상공유 단체' 셀수스협동조합 덕분이다. '카피레프트'는 저작권을 뜻하는 '카피라이트'의 반대 개념을 말한다. 반세기 전, 정확하게는 1971년 전국을 돌아다니며 한국의 시대상을 찍은 조성봉 사진가가 당시 찍은 귀한 사진들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셀수스에 기증하면서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셀수스의 조합원들은 옛 사진과 동일한 장소에 가서 동일한 구도로 그 모습을 촬영했다. 셀수스를 결성한 김찬휘·김형진, 그리고 그들의 친구이자 셀수스에 가장 많은 사진을 기증한 후원자인 정치영이 돌아가며 글을 썼다.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앞으로 50년 후에 과연 이곳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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