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트] 무더기로 방치된 폐차 수준 차량들…또 중고차 대출 사기?

김화영 2024. 3. 2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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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당장이라도 폐차를 해야 할 것 같은 흉물스러운 차량들이 무더기로 방치된 현장이 발견됐습니다.

누가 어떻게 이 많은 차량들을 모아놨는지도 의문이 일었는데요.

지자체가 조사에 나섰는데, 방치된 차량 중에는 대출 사기에 연루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이 내용 취재한 사회부 김화영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이 차량들이 방치된 현장 실제로 가보니 어떤 곳이었습니까?

[기자]

네, 우선 이곳은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한 공터였습니다.

땅을 관리하는 별도의 건물이나 사람도 따로 없었고요.

말 그대로 정말 빈 땅에 차량들만 무더기로 방치돼있었습니다.

직접 세보니까, 100대 가까이 됐고요.

대부분이 고가의 수입 차량이었는데, 마치 큰 사고가 난 것처럼 유리창이 부서지거나 에어백이 터진 차들도 있었고, 심지어는 차체 앞 부분이 통째로 뜯겨 나간 차량도 보였습니다.

[앵커]

차량이 들어오는걸 본 목격자는 없습니까?

[기자]

공터 인근 주민이나 식당 직원을 찾아 물어봤는데요.

목격자는 많았는데 다들 누가, 왜 가져다 놓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근 식당 관계자/음성변조 : "한 대씩 올 때도 있고요, 어떨 때는 또 되게 많이 올 때도 있었고 막 줄 서서 이렇게 하더라고요."]

[인근 호텔 관계자/음성변조 : "1년 됐을까. 저거 지금 조금인 거예요. 어떨 때는 막 겹쳐서도 놓고."]

미관상으로도 보기 안 좋다는 의견도 공통적으로 있었는데, 실제로 이런 민원이 올해 초 접수되면서 지자체에서도 조사에 나섰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자체 조사에서 의심스러운 정황이 발견됐다고요?

[기자]

네, 일단 지자체가 현장조사를 통해 각 차량번호를 확인했는데요.

이곳에 방치된 대부분의 차량이 정식 폐차 처리를 거치지 않았고, 여전히 개인 명의가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내 차가 왜 거기 있냐'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인 차주도 있었다고 하고요.

또 일부 차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중고차 대출 사기를 당해 이미 각 관할 경찰서에 형사 고소를 한 사례도 꽤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이 중고차 대출 사기,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는 겁니까?

[기자]

사고 차량을 마치 정상적으로 운행이 가능한 멀쩡한 차량인 것처럼 속이는 게 범행의 시작점입니다.

차량 성능점검표 등 필요한 서류들을 위조하는 건데요.

그리고 중고차를 사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한테 계약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받아냅니다.

이후에 차량 매매계약서까지 위조하고는 금융사로부터 대출금을 받아낸 뒤에 차량을 제대로 인도하지 않고 잠적하는 겁니다.

실제로 이곳에 방치된 차량의 소유자를 직접 만나봤는데, 역시 중고차 대출 사기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지자체로부터 차량의 행방을 듣기 전까지 2년간 차량 실물을 보지 못한 채 대출금만 갚고 있었다는 겁니다.

[중고차 대출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대출만 일으키고 서류 조작은 이쪽에서 다 하고 그리고 등록증만 저한테 달랑 오고 차는 없어요. 근저당이 남아 있으니까 이게 말소 신청도 안 되더라고요."]

[앵커]

이런 사기 범행에 대한 빠른 수사가 필요해 보이는데요.

앞으로 관련 조사나 방치된 차량에 대한 처리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기자]

네, 우선 지자체가 해당 용지의 소유주를 확인해봤는데, 1년 전쯤 한 임차인이 '차고지로 쓰겠다'고 해서 이 땅에 임대를 내준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지자체는 이 땅을 빌려 차량을 방치해둔 임차인에게 사기 혐의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입니다.

또 방치된 차량들은 각 차주에게 자진 처리 여부를 확인하고, 이후엔 견인이나 폐차와 같은 강제 처리 절차를 이어나갈 방침입니다.

하지만 절차마다 시간이 다소 소요되기 때문에 실제로 이 땅에서 방치 차량을 정리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정광진/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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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영 기자 (hwa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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