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의제 긴급점검] 尹 국립치의학연구원 공약 천안시 핵심산업으로 쐐기
尹 "최적지 천안" 수차례 언급
인프라·자원 풍부·인력 확보
자치단체 유치 경쟁 유발 우려
"제가 오늘 이곳 서산에 오면서 지난 대선 때 도민 여러분께 드린 약속을 다시 한번 돌이켜봤습니다. 첨단국가산단과 국방산업 클러스터 조성, 천안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등 약속을 드린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충남이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 세심하게 직접 챙기겠습니다."
지난 2월 26일 충남 서산비행장에서 열린 열다섯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모두 발언이다. '미래산업으로 민생 활력 넘치는 충남'을 주제로 개최된 이날 토론회에서 윤 대통령은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이 대선 공약임을 다시 한번 못 박았다.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은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작성한 균형발전 충청남도 공약에도 담겼다.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필요성은?=한국치과의료연감을 보면 우리나라 치과진료 필요성이 많은 65세 인구 비율이 2018년 14.3%에서 2050년 38.8%, 2067년 46.5%로 증가가 예상됐다. 국내 치의학 산업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평균 8.3% 상승, 2021년 기준 국내의료기기 사업의 약 4분의 1 수준으로 성장했다. 구강 및 치과 장애 진단, 예방 및 치료 포함 치의학 서비스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833조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세계 의료산업 시장에서 7번째 규모인 치의학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각국은 오래전부터 전담기관 설립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의 국립치과두개안면연구소, 캐나다 치과연구소, 국립 싱가폴 치과연구소가 대표적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치의학 분야 평균 투자비는 2020년 보건의료 전체 투자비 2조 원 중 비중이 2%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치의학계에서는 치의학연구원 설립 요구가 2010년대부터 줄곧 제기됐다. 국립치의학연구원이 보건복지부 산하 특수법인 형태로 설립되면 6개 부, 2개 센터, 약 150여 명 규모에 산·학·병·연 협업 구축을 통한 치과의료 기술 종합적 연구개발과 기술진흥 및 관련 산업 발전 사업화 연계 지원 등의 구심점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치의학연구원 설립 최적지 천안=충남 천안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최적지로 여러 차례 공약하고 언급할 만큼 최고의 입지 요건을 갖췄다. 우선 접근성이 뛰어나다. 천안은 KTX로 서울과 36분, SRT는 28분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고속도로 등 사통팔달 교통환경에 세종정부청사,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과학벨트와도 인접했다. 연구인력의 남방한계가 천안을 기점으로 형성돼 우수 연구인력 확보도 용이하다.
천안은 대학 기반의 치의학 인프라도 풍부하다. 단국대는 치의학선도연구센터, 조직재생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 단국대 UCL 이스트만-코리아 덴탈메디슨 혁신센터, 미국 베크만&단국대 광의료기기연구센터, 이스라엘 와이즈만&순천향대조직재생연구센터 등 지역대학들과 세계적인 해외 치의학기관연구센터간 공동 연구개발도 활발하다. 세계 최고의 치과의료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주)가 천안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점도 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의 당위성을 더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천안테크노파크 일반산업단지내 5만 1000㎡ 부지에 천안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상반기 착공 예정으로 투자 규모는 1400억 원, 오스템임플란트는 추가 확장 투자 계획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치의예과 교수인 단국대 백동헌 부총장은 "치의학 인프라 및 풍부한 자원, 기업요소까지 결합된 천안에 하루 빨리 국립치의학연구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시 R&D 집적지구 부지 매입 완료=천안시는 국립치의학연구센터 천안 설립에 일찌감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천안과학산업진흥원이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의뢰해 2021년 실시한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 타당성 연구' 보고서를 보면 천안 설립은 비용편익비율(B/C) 값이 1.243으로 경제적 타당성을 충족했다. 2022년 11월 8일 천안시, 충남도, 단국대, 오스템임플란트, 충남치과의사회는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충남도와 천안시는 지난해 4월 국회에서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촉구 대토론회'를 가졌다. 6월에는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 응한 치의학 전문가 20명 모두가 치의학연구원 입지로 KTX 천안아산역 일원을 꼽았다. 충남도와 천안시 등은 국회와 국무조정실, 보건복지부 등을 줄기차게 찾아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근거를 신설하는 법률 개정을 요구했다. 이런 노력에 힘 입어 지난해 12월 28일 국회에서는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의 근거가 되는 '보건의료기술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천안시는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설립 전문실무추진단도 가동하고 있다. 올해 2월 21일 김태흠 충남도지사 및 충청남도 시장·군수 일동은 "정부는 지방정부의 불필요한 유치 경쟁이 없도록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을 조속히 확정"하고 "구체 계획을 신속히 수립해 진행하라"는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치의학연구원 설립 타당성 조사 용역비가 올해 예산에 반영됐다"며 용역을 통해 타당성과 추진방식, 부지 등을 함께 검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우리시는 대통령의 충남지역 공약인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을 위해 법적 근거 마련부터 부지 확보까지 공약이행 지원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오고 있다"며 "다만 다른 자치단체들이 유치를 희망하면서 불필요한 논란과 소모적인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충남 민생토론회에서 공약을 재확인해 연구원 천안 설립이 다시 한번 공인된 만큼 이를 존중하는 성숙된 지방정부의 모습을 기대한다"며 "치의학연구원 설립을 계기로 치의학산업이 천안의 핵심전략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힘써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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