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010이었는데 해외?”…보이스피싱 ‘변작중계기’ 전문 조직 검거
[앵커]
부산 낙동강 하구의 한 무인도입니다.
갈대밭에 웬 태양광 패널이 보이는데요?
들춰보니 이런 기계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휴대전화 발신 번호를 조작하는 '변작중계기'란 건데요.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전화번호를 010 휴대전화 번호로 바꿔주는 장치입니다.
전화금융 사기범들이 단속을 피해 무인도에 설치한 거죠.
최근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국제전화나 인터넷 번호로 걸려 오는 전화는 잘 받지 않죠.
반면, 010으로 시작되는 번호는 의심하지 않는다는 점을 전화금융사기범들이 노린 겁니다.
사기범들은 단속을 피해 이런 개집이나 호텔 객실 등 기상천외한 곳에 이용해 '변작 중계기'를 숨기고 있다는데요.
정부합동수사단이 '변작중계기'를 전문적으로 생산, 유통하는 다국적 조직을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여소연 기잡니다.
[리포트]
발신 번호 조작장비를 운영하며 보이스피싱으로 수십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습니다.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변작중계기' 운영조직원 21명을 범죄단체 가입과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중국에 거점을 두고 만든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피해자 170명에게 약 54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습니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국제전화나 인터넷전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를 잘 받지 않자 070 번호를 010으로 바꿔주는 변작중계기를 사용했습니다.
합수단은 이들이 원룸으로 위장해 놓은 중계소 11곳과 부품보관소 4곳을 적발해 변작중계기 천6백여 대와 휴대폰 4백여 대 등을 압수했습니다.
중국 국적의 총책은 SNS를 통해 숙소를 제공하거나 고액의 수당을 주겠다며 불법체류자와 난민 등을 조직원으로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또 일부 조직원들이 검거되자 휴대전화를 폐기하고, 주기적으로 숙소와 중계소를 이동시키는 등 수사망을 피해가기도 했습니다.
합수단은 콜센터 운영조직까지 수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김수민/보이스피싱 정부합동수사단장 : "조직원 진술분석, 중계기 포렌식분석 등을 통해 조직원들조차 알지 못했던 중국 소재 총책 및 간부급 조직원들의 신원을 밝혀내고, 긴밀한 국제공조로 이들을 추적 중에 있습니다."]
합수단은 2022년 출범 후 지금까지 모두 433명을 입건하고 150명을 구속했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2022년 5,438억 원에서 지난해 4,472억 원으로 17%가량 줄었습니다.
KBS 뉴스 여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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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연 기자 (ye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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