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 오재원 결국 구속 영장, 야구 국가대표→막말 논란 이어 충격적 행보

안호근 기자 2024. 3. 2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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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오재원. /사진=스포티비 제공
선수 시절 타 팀 팬들에게 미움을 샀지만 우리 팀일 때 만큼은 든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은퇴 후 오재원(39)은 누가 보더라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보를 걷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20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오재원의 구속영장을 이날 오후 6시쯤 신청했다.

오재원은 지난 10일 오전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여성의 신고로 경찰서에 임의동행했고 간이시약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 판정이 나와 귀가했다.

이후 경찰은 모발 정밀 검사 등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으나 이 과정에서 혐의를 확인해 19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쪽으로 유력하게 검토 중이지만 아직 영장 신청 전이라 확답하기 어렵다"고 전했으나 이날 곧바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두산 베어스 시절 오재원(왼쪽). /사진=뉴스1
야탑고-경희대를 졸업한 오재원은 2007년 두산에 입단해 2022시즌까지 16년간 두산 베어스의 '원클럽맨'으로 뛰었다. KBO 리그 통산 157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7 64홈런 521타점 678득점의 성적을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두산 팬들에겐 큰 사랑을 받았다. 두산의 세 차례 우승(2015, 2016, 2019)을 이끌었고 특유의 리더십으로 2015년과 2019년에는 주장 완장도 찼다.

다만 경기 중 강한 승부욕과 리더십을 발휘하며 타 팀 팬들에겐 미움의 대상이었다. 2루수임에도 우익수 방면 잔디까지 나아가 타자들을 아웃시키는 플레이는 전매특허였고 재치 있는 주루플레이로 상대를 약오르게 했다. 수비에서도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상대 주자들을 현혹시켰다.

국가대표로 발탁됐을 때는 야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14 인천 아시안 게임과 2015 프리미어 12 우승에 기여했는데, 특히 프리미어12 한일전 당시 팀이 8회까지 끌려가던 한국은 9회초 극적으로 성공했는데 오재원은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투수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플레이로 끝내 출루에 성공했고 역전의 시발점이 됐다. 이어 역전 후 다시 타석에 선 오재원은 외야 방면 대형 타구를 날린 뒤 배트 플립을 했다. 타구가 워닝트랙에서 잡히긴 했지만 '넘어갔으면 애국가에 나올 장면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오열사'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얄미운 플레이로 '혐재원'이라고도 불렸는데 국가대표에서 맹활약하며 '우리혐(우리형+혐)'이라는 재미있는 별명을 얻으며 많은 안티팬을 스스로 지워내기도 했다.

다만 은퇴 후 행보엔 모두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두산 팬들마저도 감싸기 힘든 행동들의 연속이다.

2015년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9회말 대형 타구를 날리고 배트플립을 하는 오재원.
지난해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던 그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돌연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싫어한다고 말해 논란을 샀다. 당시 오재원은 '덴 매거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저는 코리안 특급을 너무 싫어한다. 이제 일반인이니까 이야기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를 정말 빛냈고 '코리안 특급'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창시자다. 하지만 그전에 전 국민이 새벽에 일어나서 그분을 응원하고 그랬던 감사한 마음을 모르는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가 한 번씩 해설하면서 바보로 만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면서 "해설할 때는 당연히 말이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아닌 걸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오재원은 "해설은 제삼자를 위해 하는 것이다. 해설할 때 청취자들에게 정확한 상황을 전달하는 게 목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해설할 때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저 수비 정말 아쉬웠다', '저 타격은 매우 아쉬웠다' 이런 말은 되게 하기 쉽다. 또 '내가 봤을 때...' 이런 식의 말들은 자기가 본 것일 뿐이다. 그런 무책임한 말들의 향연으로 인해 오해가 쌓이고 그게 이미지가 돼 버린다. 그런 게 정말 싫었다"고 털어놨다.

해설위원으로서 속 시원한 발언을 이어가며 좋은 평가를 받던 오재원이지만 '코리안특급'을 건드린 후폭풍은 거셌다. 오재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글을 올렸고 "하루 동안 회초리를 맞았고 기분이 나쁘셨을 분들을 생각하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국민'이라는 단어에 실망하고 기분 나쁘셨을 분께 다시 한 번 송구의 말을 전해드린다"며 "그 단어(국민)의 원래 의도는 '나 역시 박찬호 선수를 우상으로 보고 자랐다. 아버님, 할아버님도 새벽잠을 설치면서 응원했다. 지금 KBO 리그에 있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그 선수들의 부모님들까지 박찬호를 응원하셨을 게 분명하다. 그때 당시 영웅이었으니까. 그런 대스타, 대선배가 하는 말은 보통 나(오재원) 같은 사람의 말보다 몇백, 몇천 배 큰 울림이 있을 것이고 동조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공개적 비난 대신 따로 불러 조언을 해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견해가 빠진 내용이었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박찬호 관련 작심발언을 하는 오재원. /사진=유튜브 덴 매거진 채널 영상 갈무리
그러나 해설위원으로서의 자세를 언급하던 오재원은 이후에도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6월 1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NC에서 지원한 기부금으로 야구를 하는 학생이 시구를 하자 "두산이나 LG 쪽으로 갔으면 한다"고 경솔한 발언을 했다. '박찬호 논란'을 산지 한 달 만에 나온 발언이라 더욱 황당했고 오재원은 다음날 중계를 앞두고 고개를 숙였다.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해 6월 24일SSG 최정을 향한 삼성 투수 양창섭의 사구를 두고 "이건 대놓고 때린 것이다. 옷에 스친 게 다행이다. 저는 이런 상황을 가장 싫어한다"면서 "지고 있는 상황에, 이건 사과할 필요도 없다. 던지자마자, (아니) 전부터 이상했다. 제가 좋게 넘어가려고 했는데, 대놓고 때린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후 둘은 SNS를 통해 묘한 신경전을 펼쳤고 오재원은 한 발 더 나아가 선을 넘는 행동을 하며 비판에 직면했다. 후배를 향해 인스타 라이브에서 막말을 한 것. 이후 후폭풍은 훨씬 거셌고 오재원은 결국 자신이 직접 스포티비와 해설위원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재원은 "이제 모든 비하인드를 다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온 것 같아, 저한테는 이제야 모든 것이 재시작"이라며 "조회수를 위해 없는 또는 지어낸 또는 만들어낸 모든 분께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말씀을 드린다.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몇 년 혹은 몇 달 그리고 덩달아 악플을 보내신 분들도 조금만 기다려 주시기 바란다. 그동안 부족한 야구 해설을 들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마약 투약 사실까지 밝혀지며 고개를 들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정밀 검사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임에도 경찰은 긴급체포에 나섰고 구속영장 신청까지 고려하고 있다. 마약 투약에 대한 확실한 물증을 손에 넣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오재원이 은퇴 후 한 없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오재원.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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