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칩 몰아붙이는 하이닉스…PC용 메모리 내놔

엔비디아 주최 콘퍼런스서
연속 읽기·쓰기 속도 '최고'
5세대 SSD 신제품 선봬
차세대 HBM 성능도 공개

SK하이닉스가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에 최적화된 PC용 메모리 신제품을 내놨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엔비디아가 주최한 AI 개발자 콘퍼런스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4'에서 신제품 'PCB01'(사진)을 공개했다고 20일 밝혔다.

PCB01은 온디바이스 AI PC에 탑재되는 PCIe 5세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다. 연속 읽기 속도는 초당 14GB(기가바이트), 연속 쓰기 속도는 초당 12GB로 업계 최고 속도를 구현했다. 이는 이전 세대 대비 2배 향상된 속도로, 생성형 AI의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1초 내에 불러오는 수준이다.

AI 서비스 외 일반 PC 작업 속도도 빨라지도록 도와주는 'SLC 캐싱' 기술을 적용했다. 필요한 데이터만 신속하게 읽고 쓸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PCB01은 이전 세대보다 전력 소비도 30% 낮췄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글로벌 주요 고객사로부터 제품 성능 및 안정성 검증을 마쳤다. 올해 상반기 중 PCB01 개발을 완료하고, 연내 대형 고객사향 제품과 일반 소비자용 제품을 함께 출시할 계획이다.

윤재연 SK하이닉스 낸드 프로덕트 플래닝&이나이블먼트 담당(부사장)은 "Al PC뿐 아니라 게이밍 PC 등 최고 사양 시장에서도 각광받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온디바이스 AI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 AI 메모리 기업'으로서 위상을 탄탄하게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HBM3E, CXL, GDDR7 등 차세대 주력 제품도 선보였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초고성능 AI용 메모리 신제품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제품 공급은 이달 말 시작된다. SK하이닉스 HBM3E는 초당 최대 1.18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한다. FHD급 영화(5GB) 230편 분량이 넘는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이다.GDDR7은 이전 세대 제품인 GDDR6 대비 대역폭이 2배 이상 확대되고 전력 효율성이 40% 개선됐다.

이날 하이닉스는 2026년 양산 예정인 6세대 HBM(HBM4) 성능도 공개했다. 최근 양산을 시작한 5세대 제품에 비해 속도를 40% 높이고, 전력 소모량을 70% 수준으로 떨어뜨리겠다는 목표다.

납품처도 엔비디아가 이끄는 AI 서버를 넘어 자동차 전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데이터 흐름을 조율하는 제일 아래층 '로직다이' 제작은 전문 파운드리 기업인 TSMC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