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 전자’ 불만 빗발…삼성전자 “반도체 1위 2~3년 내 되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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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만 467만명에 이르는 삼성전자의 주주총회에서 '밸류업'(value up)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이 흔들리며 기업가치가 좀처럼 '7만 전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내내 7만원대 '박스권'에 갇혀 있을 뿐 아니라 경쟁사에 비해서도 저평가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해 기업별 반도체 매출을 분석한 결과, 인텔이 487억달러로 삼성전자(399억 달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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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필수재 HBM 경쟁력 질책 다수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주가가 계속 상승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7만원대 초반으로 지지부진합니다. 제가 보기엔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경쟁력의 문제 같은데요.”(삼성전자 주주)
“주가가 주주들의 기대에 못 미친 부분에 대해 경영진 중 한 사람으로서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소액주주만 467만명에 이르는 삼성전자의 주주총회에서 ‘밸류업’(value up)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이 흔들리며 기업가치가 좀처럼 ‘7만 전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인공지능(AI) 열풍의 덕을 보고 있는 다른 반도체 기업들과 대비되는 처지다. 삼성전자가 수년 안에 부진을 만회하고 ‘반도체 1위’에 깃발을 꽂겠다고 공언한 만큼, 향후 주주가치가 기대에 부합하는 회복세를 보일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0일 경기도 수원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5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재무제표 승인과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의 안건이 통과됐다.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조혜경 한성대 인공지능(AI)응용학과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됐으며, 이사 보수 한도는 지난해 480억원에서 올해 430억원으로 줄었다. 이재용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은 이번에도 상정되지 않았다.
주주 600여명이 참석한 이번 주총 현장에서는 주가 부진에 대한 불만이 쇄도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내내 7만원대 ‘박스권’에 갇혀 있을 뿐 아니라 경쟁사에 비해서도 저평가된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3으로 에스케이하이닉스(1.70) 등 경쟁사에 비해 크게 낮다. 보통주 1주당 연간 배당금도 수년째 1444원으로 제자리걸음이다. “올해 실적은 확실히 나아지는지 말해달라”거나 “(주가 부진에 대한) 경영진의 대책은 무엇인지 말해달라”는 요구가 이어진 까닭이다.
‘인공지능 필수재’ 에이치비엠(HBM) 경쟁에서 밀린 데 대한 질책이 유달리 많았다. 에이치비엠에서 에스케이하이닉스에 선두를 내준 탓에 ‘인공지능발 상승장’에서 소외됐다는 취지다. 특히 올해는 주주들이 사업 전반에 대해 질의하는 ‘주주와의 대화’ 시간이 사상 처음으로 별도 마련된 만큼 다양한 형태의 질문이 나왔다. 한 주주는 “에이치비엠에서 한 발 밀린 건 인정한 것 같은데 다른 차세대 기술에서는 확실히 경쟁사 대비 우위를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반도체(DS) 부문을 총괄하는 경계현 사장(대표이사)은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더 잘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경영진 책임론도 제기됐다. 삼성전자 장기 주주인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 관계자는 “회사는 이번 인사에 대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성과주의 대신) 안정을 도모한다고 밝혔다”며 “미래에 불확실한 경영 상황을 다시 맞이하면 회사는 다시 안정을 우선순위로 둘 것인지 묻겠다”고 했다. 다른 주주도 “임원들이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생각은 없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한종희 대표이사는 “작년 반도체 실적 부진은 반도체 시황 악화가 주 원인”이라며 “올해 말 인사 폭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이른 시점”이라고 답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해 기업별 반도체 매출을 분석한 결과, 인텔이 487억달러로 삼성전자(399억 달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실제로 반도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경 사장은 이날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를 되찾겠다”며 세부 부문별 전략을 발표했다. 선두를 뺏긴 8단 에이치비엠 대신 12단 에이치비엠에서 앞서나가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거대언어모델(LLM)에 최적화된 인공지능 칩으로 알려진 ‘마하1’을 올해 안에 완성하겠다는 ‘깜짝 발표’도 내놨다. 경 사장은 “마하1의 기술검증을 완료했다”며 “올해 말 정도면 칩을 만들어서 내년 초에는 저희 칩으로 구성된 시스템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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