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왕 비극서 다양한 인간본성 느낄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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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의 이야기는 우리 인생과 같아요. 각자 삶의 고민에 빗대서 작품을 보면 더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리어와 물, 개인의 삶이 참 잘 어울려요."
물 위를 걷고 뛰고 물방울을 흩뿌리면서 감정을 표현하고 노래하는 모습은 다른 리어왕 공연에서 볼 수 없는 차별화 지점이지만 배우에게는 도전이다.
초연에 이어 똑같은 배역을 맡았지만 극의 후반부에 갈수록 미쳐가는 리어를 연기하는 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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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고전을 우리 소리로 재창조
20톤 물로 채운 무대위서 연기
국악계 아이돌로 늙은 왕 역할
"새로움 찾는 소리꾼 되고 싶어"
“‘리어’의 이야기는 우리 인생과 같아요. 각자 삶의 고민에 빗대서 작품을 보면 더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리어와 물, 개인의 삶이 참 잘 어울려요.”
국립극장은 이달 29일부터 내달 7일까지 창극 ‘리어’를 초연한 지 2년 만에 재공연한다. 리어는 영국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을 창극으로 만든 작품이다. 리어왕이 두 딸의 아첨에 홀려 총애하던 막내딸을 버리고 파멸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초연 당시에도 서양 고전을 우리 언어와 소리로 재창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리어는 오는 10월 해외에서도 초청받아 무대에 오른다.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 김준수(사진)는 초연에 이어 이번 공연에서도 리어왕을 맡았다. 30대의 소리꾼이 노인 캐릭터를 맡은 것이다. 그는 “소리가 있었기에 젊은 소리꾼들이 연륜있는 역할을 표현할 수 있었다”며 “리어가 딸들에게 배신당하고 미쳐가는 과정에서 전혀 달라지는 모습이 극의 포인트”라고 말했다.
초연에 이어 이번 공연에서도 무대 위에는 ‘물’이 등장한다. 폭 14m, 깊이 9.6m의 수조에 20톤의 물을 채우고 소리꾼과 배우들은 물을 밟고 연기한다. 창극 리어는 삶의 비극, 인간의 본성을 노자의 ‘물(水)의 철학’에 엮어 구성했다. 물 위를 걷고 뛰고 물방울을 흩뿌리면서 감정을 표현하고 노래하는 모습은 다른 리어왕 공연에서 볼 수 없는 차별화 지점이지만 배우에게는 도전이다.
“초연 때도 물 위에서 미끄러지고 엎어지고 다치는 일들이 있었어요. 초연 때 해봐서 이번 공연에는 괜찮지 않을까 싶었는데 뼈를 깎는 고통을 다시 느꼈어요. 조마조마한 것도 있지만 물이 시원함을 주기도 하고 극에 도움이 될 때도 있어요. 초연 때와 달리 이번 공연 때는 방수 양말도 신고하게 됐어요”
초연에 이어 똑같은 배역을 맡았지만 극의 후반부에 갈수록 미쳐가는 리어를 연기하는 건 쉽지 않다. 그는 “순간 순간 리어왕이 변해가는 과정에서 독백을 많이 한다”며 “상대 없이 허공을 바라보며 독백을 해야 하는 부분들이 가장 어렵다”고 꼽았다.
그는 자식에게 버림받는 리어를 연기하면서 거꾸로 부모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김준수는 “아버지는 왜 자식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을까 싶어 아버지에게 모진 소리를 했다가도 한편으로 ‘아버지도 외로웠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더 이해하게 됐다”며 “이번 공연 때는 부모님이 공연을 보기로 해 어떻게 공연을 볼지 기대된다”고 웃엇다.
김준수는 ‘국악계 아이돌’로 불리며 팬덤을 몰고 다니는 배우로 손꼽힌다. 그의 공연은 예매 시작과 함께 티켓이 매진된다. ‘춘향’의 이몽룡, ‘베니스의 상인들’에서 유대인 상인 샤일록 뿐만 아니라 ‘트로이의 여인들’에서 헬레네, ‘살로메’에서 살로메, ‘패왕별희’의 우희 등 여성캐릭터를 맡는 등 연기폭이 넓다. 그는 “무대에서 아무 생각 없이 영혼 없이 대사가 나오는 게 무서워 새로운 것을 찾아 계속 도전하는 것 같다”며 “누군가를 흉내 내지 않고 그 자체로 존재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올해 말 춘향가의 완창에 도전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김준수는 “어떤 이미지에 갇혀 있고 싶지 않다. 경계 없이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진화하는 소리꾼이 되고 싶다”며 “리어에서도 무대 위에서 리어 자체로 존재하며 김준수만의 리어가 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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