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27일 임시 이사회서 홍콩 ELS 자율배상 결정

우리은행, 선제적 배상 결정 이후 두 번째
하나은행 “손님 보호에 최선”

하나은행 본점 전경. /하나은행

하나은행이 오는 27일 열리는 임시 이사회에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을 결정한다.

하나은행은 “27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ELS 자율배상에 대한 논의를 거칠 예정”이라며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한 손님 보호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임시 이사회에서는 홍콩 H지수 ELS 만기 도래 일정과 손실 예상 규모 등의 보고가 이뤄진 뒤 자율배상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은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에 따른 자율배상 압박이 거세지자 임시 이사회를 열어 자율배상 논의에 착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감독 당국의 분쟁조정기준 제시 이후 “법원이 적용하는 기준에 준해 (기준을) 마련했으므로 소비자와 책임을 분담하는 방안이 개별 금융사 배임 이슈에 연결된다는 점은 조금 먼 이야기”라며 “(은행권의 자율 배상은) 내부적으로 법률 검토를 해야 할 것이고, 거액의 법률 비용을 사용해서 로펌 배를 불리는 식으로 할지는 비용-이익 분석을 해보면 결론이 나올 것”이라며 은행권의 배상을 압박한 바 있다.

홍콩 ELS 판매 규모가 가장 적은 우리은행이 선제적으로 자율배상에 나서는 점도 하나은행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22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홍콩H지수 ELS 자율 배상에 관한 안건을 부의할 예정이다. 평균 배상비율은 50%가량으로, 총 배상액 규모는 최대 100억원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에 이어 하나은행까지 자율배상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다른 홍콩 ELS 판매사들도 서둘러 자율배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ELS는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로, 홍콩H지수가 급격히 하락하며 올 들어 손실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섰다. ELS는 개별 주식·지수가 일정 구간 안에 머무르면 일정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홍콩 ELS의 총 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으로, 은행권에서만 15조9000억원(24만8000계좌)이 팔렸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