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株 충전 시작? 기관·외국인 줍줍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2024. 3. 2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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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수요 둔화에도 원자재 가격 반등과 차세대 배터리 개발 기대에 힘입어 주요 2차전지 기업 주가가 상승하는 추세다.

하지만 2차전지 업종의 1분기 실적 전망은 더욱 나빠지고 있어 하반기 이후를 기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등 주요 2차전지 기업 8곳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합은 현재 1조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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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종목지수 두달새 20%↑
엘앤에프·삼성SDI 쓸어담아
美·유럽 전기차 수요 부진에
1분기 실적 전망은 어둡지만
하반기 업황 비교적 긍정적
차세대 배터리 개발 기대도

전기자동차 수요 둔화에도 원자재 가격 반등과 차세대 배터리 개발 기대에 힘입어 주요 2차전지 기업 주가가 상승하는 추세다. 하지만 2차전지 업종의 1분기 실적 전망은 더욱 나빠지고 있어 하반기 이후를 기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2차전지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지난 1월 25일 저점을 기록한 이후 약 20% 상승했다.

1월 한 달에만 20% 하락했지만 낙폭을 거의 다 회복한 모양새다.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를 쓸어담던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도 이번주 들어 엘앤에프, 삼성SDI 등 2차전지 관련주를 대거 순매수하고 있다.

2차전지 양극재 핵심 소재인 리튬 가격이 반등해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지난 19일 기준 ㎏당 107.5위안으로 이틀 연속 올랐다. 지난해 4분기 전기차 수요가 줄어 리튬이 과잉 공급되자 리튬 가격은 160위안대에서 86.5위안까지 급락한 바 있다.

다만 배터리 업황 개선에 가장 중요한 전기차 수요 회복 측면에서는 보수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여전히 북미, 유럽의 전기차 수요가 부진하다. 지난달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판매량은 약 1만1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 줄었다. 유럽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큰 독일의 순수전기차(BEV) 판매량은 2만7000여 대로 전년 동월 대비 -15%로 역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테슬라 등 주요 완성차 제조사가 재고 조정에 나서 국내 2차전지 기업의 1분기 실적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등 주요 2차전지 기업 8곳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합은 현재 1조원 수준이다. 3개월 전만 해도 2조76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시장 눈높이가 대폭 낮아졌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로 한국 업체의 미국 시장 의존도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친환경 규제 완화로 미국 시장 성장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느려질 수 있어 불확실성은 점점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중장기 업황 전망은 비교적 밝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밸류체인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점유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이 선제적으로 LFP 배터리 양산에 나서자 국내 기업들은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열린 삼성SDI 주주총회에서 최윤호 사장은 "전고체 전지는 계획대로 2027년 양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로, 화재·폭발 위험을 낮출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정부 지원도 더해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해 2028년까지 117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은 판가 하락과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받아 쉬어 가겠지만 하반기부터는 낮아진 눈높이에 부합하는 무난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전체 섹터 업황과 밸류에이션 수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2차전지 관련주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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