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부터 한파없는 `따뜻한 겨울`

GIST, 전지구기후모델 분석결과 공개
지구온난화 영향 '북극 소용돌이' 원인

1920년부터 2100년까지 겨울철 '따뜻한 북극-추운 대륙(WACC)' 일수

광주과학기술원은 지구 온난화 가속화로 2030년까지 한반도에 북극발 한파가 이어지다가 2040년대 이후에는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아이클릭아트 제공

2030년까지 한반도에 북극발 한파가 자주 발생했다가 2040년 이후에는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북극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의 남하를 막아주는 북극 소용돌이가 지구온난화에 따라 향후 10년 간은 계속됐지만, 이후에는 빈도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윤진호 교수 연구팀과 미국 공동 연구팀은 전지구기후모델 다중앙상블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40년에 해당하는 21세기 중반 이후에는 '따뜻한 북극-추운 대륙현상'이 눈에 띄게 감소해 한반도의 겨울철 한파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20일 밝혔다.

따뜻한 북극-추운 대륙현상은 북극의 온난화가 대기순환을 변화시켜 겨울철 중위도 지역 한파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같은 중위에도 위치한 미국은 겨울에 기록적인 추위가 발생하고, 우리나라는 따뜻한 겨울을 겪고 있다. 같은 중위도 지역임에도 서로 상반된 기후를 보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점점 따뜻해지는 우리나라의 겨울이 미국처럼 극강의 한파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지구 온난화의 가속화 영향으로 2030년대까지는 북극 소용돌이가 약해져 따뜻한 북극-추운 대륙 현상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북극발 한파가 향후 10년 동안 이어지거나,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 시기가 지나는 2040년대에는 따뜻한 북극-추운 대륙 현상의 빈도가 지속적으로 줄 것으로 연구팀은 예측했다. 미래에 더 심화되는 지구 온난화가 북극 추운 공기의 남하를 억제하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제1저자인 홍윤기 GIST 박사과정생은 "이번 연구는 겨울철 한파를 예방하고 기후모델에서 겨울철 한파 예측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진호 GIST 교수는 "따뜻한 북극-추운 대륙 현상이 언제 정점을 찍고, 언제부터 감소하기 시작할 지에 대한 미래 전망을 제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북극발 한파를 겪는 지역에서 효과적인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기후와 대기과학(지난 11일)' 온라인에 게재됐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