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살까 팔까'"…美 기관들 엇갈린 매매
비트코인은 8900만원까지 빠져
'빚투' 나선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오히려 악재?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미국 기관들의 엇갈린 매매 격돌로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다. 사는 쪽은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파는 쪽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다. 이들은 최근 하루 만에 비트코인 1만여 개를 사고팔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고공 행진하던 비트코인이 이날 오후 낙폭을 키우며 9000만원을 반납했다. 지난 11일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한 지 9일 만이다.
이날 오후 2시 30분께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3.99% 떨어진 8935만원을 기록했다. 이후 하락분을 일부 만회하며 9100만원을 다시 회복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폭락 부추긴 '그레이스케일'
19일(현지시각) 스팟온체인에 따르면 전날 전체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총 3억2600만달러(4366억원)가 유출됐다. 이는 2거래일 연속 순유출이다.
유출세 중심에는 시장 점유율 1위인 그레이스케일이 있다. 그레이스케일 현물 ETF인 GBTC에서는 전날 하루에만 약 6억4300만달러(8616억원)가 유출됐다. 개수로 따지면 비트코인 9600개 규모다. 이는 GBTC가 ETF로 전환한 이후 최대 규모의 유출액이다.
여기에 그간 순유입을 이끌었던 블랙록 비트코인 현물 ETF(IBIT)가 저조한 성적을 보인 점도 시장 위축을 부추겼다. 같은 날 IBIT에는 7520만달러(1007억원)가 순유입됐다. 17거래일 기준 최저 유입액이다.
"폭락이 기회"…마이크로스트래티지, 빚내서 매수
주목할 점은 비트코인 매수를 위해 대규모 전환사채까지 발행한 사실이다. 전환사채는 회사가 투자자에게 보유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대신 일반 채권에 비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금리가 저렴한 빚투(빚내서 투자)'로 비트코인을 매수한 셈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공격적 매수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채권 발행을 통한 대규모 비트코인 매입이 추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가상자산 커스터디 업체 온램프비트코인의 제시 마이어스(Jesse Myers) 최고운영책임자(COO)는 X를 통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가치가 떨어지는 자산을 빌려 가치가 오르는 자산을 구입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부채를 이용한 투자라는 점에서 경기 침체 시 오히려 시장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간체이스 수석시장전략가는 지난 15일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부채를 이용한 투자는 향후 경기 침체 시 심각한 디레버리징(부채로 매입한 자산을 줄여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는 행위) 위험을 야기할 것"이라며 "가상자산 시장에도 거품을 더하면서 비트코인의 큰 하락세를 심화시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단일 기업의 비트코인 보유량 증가는 오히려 오버행(잠재적 과잉공급물량) 리스크를 높인다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비트코인 매수의 궁극적 목적이 '차익실현'임을 감안할 때 향후 매도는 결국 일어날 일이며, 이는 곧 오버행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한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이번 추가 매수로 비트코인 21만4000개를 보유하게 됐다. 이는 미국 정부(21만개)와 중국 정부(19만4000개)가 각각 보유 중인 것보다 많은 수치다.
그레이스케일은 GBTC 거래 이후 약 20만개의 비트코인을 매도, 총 40만개를 보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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