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대출 문 좁아지자…카드론 잔액 역대 최다 ‘경신’

최정훈 2024. 3. 2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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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신용자들의 대출 길이 좁아지면서 서민의 급전창구인 카드론 잔액이 2500억원가량 늘어나 또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신한·KB국민·삼성·롯데·현대·하나·우리·BC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6조5288억원으로 전달(36조2736억원)보다 2552억원 늘었다.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2월 말 기준 1조7938억원으로 전달(1조7342억원) 대비 596억원 소폭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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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기준 카드론 잔액 36.5조원…전월 대비 2500억 늘어
대출 문 좁아진 중·저신용자, 카드론 쏠림 현상 심화
카드론 평균 금리 연 14.46%…리볼빙 잔액은 소폭 줄어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길이 좁아지면서 서민의 급전창구인 카드론 잔액이 2500억원가량 늘어나 또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신한·KB국민·삼성·롯데·현대·하나·우리·BC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6조5288억원으로 전달(36조2736억원)보다 2552억원 늘었다. 비씨카드 회원사와 NH농협카드를 포함한 카드론 잔액도 올해 2월 말 기준 39조4743억원으로 한 달 전(39조2121억원)보다 2622억원 증가했다.

카드론은 은행이 아닌 카드사에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무담보 대출을 뜻한다. 정식 명칭은 ‘장기카드대출’이다. 일반적인 신용대출과는 달리 은행을 방문하거나, 담보 및 보증, 서류제출 등 복잡한 절차 없이 신용카드 인증만으로 빠르게 신청할 수 있다. 별다른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는 간편한 대출이라는 특징 때문에 카드론은 서민들의 급전 창구라고 불린다.

카드론 잔액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중·저신용자 대출 길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중·저신용자들이 대출을 위해 찾는 저축은행들이 최근 대출상품 취급을 줄이고 있다. 건전성 악화에 직면한 저축은행들이 정책상품 공급을 늘리면서 갈 곳을 잃은 다중채무자들이 ‘급전 창구’로 카드사를 이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저신용자가 카드론에 몰리면서 카드론 금리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8개 카드사의 카드론 금리는 연 14.46%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세 달 연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카드가 15.58%로 가장 높았고, 비씨카드가 14.79%, 하나카드가 14.70% 순으로 높았다.

고금리 압박에 중·저신용자들이 카드론을 돌려막는 카드론 대환대출도 증가세다.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2월 말 기준 1조7938억원으로 전달(1조7342억원) 대비 596억원 소폭 늘었다.

한편 8개 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3779억원으로 전월(7조4024억원)보다 245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세 달 연속 하락세를 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던 지난해 11월(7조5115억원)보다 1336억원 감소했다.

결제성 리볼빙은 카드 대금의 최소 10%만 우선 갚고 나머지는 다음 달로 넘겨 갚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카드 대금을 갚기 어려운 이용자들이 당장 연체를 막는 용도로 쓸 수 있지만, 수수율이 높아 잘못하다간 연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수개월 연속 리볼빙이 되면 카드값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볼빙 이월 잔액이 줄어든 건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카드사들이 ‘최소 결제’ ‘일부 결제’ 등의 표현을 써가며 리볼빙 서비스를 광고해 소비자들에 혼란을 줬다고 판단하며 경고해왔다.

아울러 최근에 리볼빙 서비스 광고에 앞으로 ‘일부만 결제’나 ‘최소 결제’ 등 소비자들이 오해할 만한 표현의 사용을 금지했다. 또 카드사들이 광고에 평균 이자율도 의무적으로 기재하도록 했다.

최정훈 (hoonis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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