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몰보다 싸다고?"…CJ, 쿠팡 대신 알리 손 잡았다

김아름 2024. 3. 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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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알리 K-베뉴 입점
알리, 국내 판촉비로 1000억 투입
쿠팡과의 화해 가능성도 제기돼
그래픽=비즈워치

티몬과 위메프, 이마트 등 국내 유통사들과의 협업으로 쿠팡의 빈 자리를 채웠던 CJ제일제당이 이젠 알리익스프레스와의 협업을 늘리고 있다. 최근 알리가 본격적인 국내 진출을 노리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쿠팡을 대체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CJ더마켓보다 싸다

업계 등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알리가 운영 중인 한국 브랜드 전용관 'K-베뉴'에 공식 스토어를 열고 햇반과 비비고 만두 등 대표 제품 판매에 나섰다. 특히 '햇반'이나 '비비고 만두' 등 CJ제일제당의 주요 제품 가격이 국내 이커머스는 물론 CJ제일제당이 직접 운영하는 직영몰 'CJ더마켓'보다 저렴하다는 점이 알려지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CJ제일제당(왼쪽)과 알리(오른쪽)에서 판매 중인 햇반/사진=각 사

실제로 CJ더마켓에서 행사가로 2만3976원(24개입)인 햇반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1만9536원에 판매 중이다. 제조사 몰보다 18% 이상 저렴하다. CJ더마켓에서 4만원 이하 구매 시엔 배송비가 붙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구매 시 가격 차이는 더 커진다.

다른 인기 품목인 '사골곰탕'도 마찬가지다. CJ더마켓에서 비비고 사골곰탕 18개입이 1만7901원인 반면 알리에서는 1만4762원으로 17.5% 저렴하다. 알리의 K-베뉴관 제품은 중국이 아닌 국내에서 배송된다. 배송 예정일도 3일로 길지 않고 실제로는 그보다 빠른 1~2일 내 배송되는 경우가 많다.

직영몰보다 싼 이유

CJ제일제당이 자체몰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우선 현재 알리가 진행 중인 '수수료 제로' 정책의 영향이 크다. 알리는 한국 제품 전용관인 'K-베뉴'를 오픈하면서 입점한 국내 판매자에게 입점 수수료와 판매 수수료를 모두 면제해 주는 정책을 도입했다. 

국내 이커머스의 평균 판매수수료는 10~20%대다. 이를 면제해 주는 것만으로도 판매자는 10~20%의 부가 수입이 생긴다. 제품을 다른 국내 이커머스에 판매하는 것보다 알리에서 파는 게 유리한 이유다.

종합몰 앱 국내 사용자수 순위/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수수료가 없는 제조사의 자체몰보다 저렴한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막대한 마케팅비 지원이다. 알리는 지난해 '무제한 광고' 전략을 펼친 미국에서 1조7000억원 이상의 마케팅비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상륙 후에도 인기 배우 마동석을 광고 모델로 선정하고 1000억원의 쇼핑 지원금을 투입하는 '1000억 페스타'를 열고 있다. 한 차례의 행사에 판매촉진비 1000억원을 사용하겠다는 의미다. 국내 중견 이커머스들의 연간 판촉비와 맞먹는 금액이다. 최근 한 이커머스는 열흘간 진행한 행사에서 총 7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의 위엄'이다. 

쿠팡과도 화해 무드?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CJ제일제당과 쿠팡 사이에도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어 곧 쿠팡에서의 판매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22년 11월 쿠팡과의 납품가 협상에서 이견을 보이며 모든 제품의 로켓배송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납품 중단이 1년 이상 이어지며 CJ제일제당과 쿠팡이 영영 등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최근 강한승 쿠팡 사장이 손경식 CJ 회장에게 고척돔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경기 티켓을 선물한 사실이 알려지며 '극적 화해' 가능성이 생겼다. 

그래픽=비즈워치

쿠팡은 이번에 한국경영자총협회에 가입했다. 손 회장은 경총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CJ제일제당, CJ올리브영, CJ대한통운 등 유독 CJ 계열사와 악연이 많았던 쿠팡이 경총 가입을 계기로 CJ에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고척돔에는 손 회장과 강신호 CJ제일제당 부회장, 김홍기 CJ그룹 대표,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가 동행할 예정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손 회장이 오늘 중국 출장에서 돌아오는대로 고척돔을 방문해 경기를 관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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