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사라지는 대장장이의 역사…정진오 ‘대장간 이야기’ 출판
“인천의 사라져가는 대장장이, 그 장인들의 역사를 담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정진오 인천시 전 대변인이 20일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여행인문학도서관에서 1년6개월에 걸쳐 완성한 저서 ‘대장간 이야기’에 대한 출판기념회를 했다. 그는 “인천이 산업화로 접어들면서 대장간을 찾는 사람이 줄어갔다”며 “국내에 몇 없는 대장간 모두 70대 어르신들이 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인 대장장이들이 일을 그만두면 그 대장간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정 전 대변인이 대장간의 매력에 빠져든 건 기자였던 지난 2014년 인천의 한 대장간을 취재하면서다. 그는 대장간을 ‘생동이 넘치는 기술 박물관’이라 생각하며 인천의 다른 대장간 4곳과 일본 나네가시마 대장간까지 살펴본 뒤 역동적인 그들의 삶을 책에 담았다.
정 전 대변인은 “대장간이란 낯설면서도 가슴에 와닿는 공간”이라며 “대장간의 역사에는 신화, 문학, 영화, 음악, 땅이름, 철학, 한글, 노비들까지 모두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장간에서 만들어진 모든 제품이 우리의 삶과 연결되기 때문”이라며 “농사와 어업, 무속인까지 대장장이의 숨결이 담긴 제품을 사용한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대장간과 대장장이의 역사가 흔적으로만 남을 것 같아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의 생동적인 숨결을 담으려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장간 이야기’를 통해 대장간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을 담았다. 그는 “대장간의 인문학적 향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드러내고자 애썼다”고 말했다.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나아가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 속을 누빈다. 또 역사 속에서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
이 때문에 정 전 대변인은 ‘책을 펴내며’를 통해 “뭐니 뭐니 해도 가장 고마운 건 이때껏 대장간 현장을 지켜내온 이 땅의 나이 드신 대장장이 장인들이다. 힘에 부칠 때마다 대장간 현장을 찾아 그분들의 망치질 소리를 들으며 힘을 얻고는 했다. 1938년생 최고령 대장장이가 일하는 인일철공소는 지난 연말부터 벌써 한 달 넘게 문을 닫아놓고 있다. 대장장이 할아버지가 편찮으셔서다. 하루빨리 털고 일어나 대장간 문을 다시 여시기를 바랄 뿐이다.”고 전했다.
정 전 대변인은 “아쉽지만 분명한 건 대장간과 대장장이 모두 언젠가 사라질 직업이라는 것”이라며 “그들의 숨결이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살아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전 대변인은 1968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났다. 경인일보 등 지난 25년간 신문기자로 일했으며, 지난 2020년 8월부터 2년여간 인천시 대변인을 역임했다. 그는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5차례 받았으며, 한국신문협회의 ‘한국신문상’(2012년)도 수상했다. 경인일보 시절 동료 기자들과 함께 ‘인천인물 100인’, ‘세계사를 바꾼 인천의 전쟁’, ‘한국문학의 산실’, ‘인천문학전람’, ‘실향민 이야기, 꿈엔들 잊힐리야’ 등의 책을 펴냈다. 이와 함께 혼자서는 ‘세월을 이기는 힘, 오래된 가게’,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인천’ 등도 썼다.
지우현 기자 whji7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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